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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한국의 어린이들 행복하지 않다"…학교 인권 정조준한 인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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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어린이날 연휴 첫날 초여름 날씨를 보인 지난 4일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4.5.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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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주년 어린이날인 5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학교에서 '아동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두환 인권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금 우리 아동의 삶이 행복하다고는 말하기 어렵다"며 "아동을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는 인권 친화적 학교 조성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아동을 권리의 주체가 아니라 미성숙한 존재나 훈계의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사한 2021년 아동의 행복지수는 22개국 중 한국은 22위로 꼴지다. 인권위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초·중·고등학교 내 인권 침해 진정 사건 4148건 중 기타 사건 1432건을 제외한 2716건 가운데 두발·용모·복장 제한, 소지품 검사 등 권리 제한에 해당하는 경우가 1170건(43.1%)이다. 폭언 등 언어폭력이 821건으로 30.2%다.

인권위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26일 재석 의원 60명 중 60명 찬성으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가결했다. 앞서 충청남도도 지난달 24일 학생인권조례를 폐기하기로 했다. 인권위 "학생인권조례는 헌법과 국제인권규범이 보장한 아동 인권을 학교에서 구현할 수 있는 노력"이라며 "유감스럽다"고 했다.

인권위는 인권 친화적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학교는 아동이 인권감수성과 상호존중의 태도를 배우고 민주사회의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격려하고 이끌어주는 곳"이라며 "아동이 행복한 교실을 위해서는, 교사가 오롯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의 교육활동 권한과 학생의 인권은 어느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하나는 버려야 하는 양자택일의 관계에 있지 않다"며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학생이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받고 교사의 교육활동이 충분히 보장되고 보호자는 신뢰 속에 협력하는, 그러한 학교를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할지에 관해 지혜를 모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어린이날을 맞아 "우리사회 모든 아동이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누리며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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