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버핏의 경고 "AI 사기가 성장산업 될 수도…난 그 힘이 두렵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94)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인공지능(AI)을 핵무기 개발에 비유했다. AI를 활용한 사기가 ‘성장 산업’이 될 수 있고,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고다.

중앙일보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왼쪽)이 지난 3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CNBC방송 등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AI의 위험성을 부각했다. 그는 "AI를 활용해 만든 이미지와 영상이 매우 설득력이 있어서 진짜인지 아닌지 구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최근 자신의 딥페이크 동영상을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딥페이크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Fake)란 말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낸 가짜 이미지·오디오·비디오 등을 말한다. 그는 이런 AI 기술로 만들어낸 ‘가짜 버핏’의 모습으로 투자를 요구하는 영상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우리 가족들도 가짜라고 알아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나조차도 어느 이상한 나라에 있는 나 자신에게 돈을 송금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사기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이것은 역대 성장 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즉 딥페이크로 인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사기 범죄를 저지르는 게 가능하다는 뜻이다.

버핏 회장은 핵무기를 영화 '알라딘'에 나온 램프의 요정 '지니'에 비유하며 "AI도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잘못 사용될 경우 사회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핵무기를 개발한 것은 (소원을 들어달라고)지니를 밖으로 불러낸 셈인데, 지니가(원래 목적과 다르게) 최근 끔찍한 일을 하고 있다. 나는 그 힘이 두렵다"며 "지니를 다시 병 속에 집어넣는 방법을 모르는데, AI도 지니와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했다.

다만 버핏 회장이 지난 2021년 후계자로 지명한 그레그 아벨은 회사 일부 업무에서 AI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WSJ은 전했다. 아벨은 이날 특정 업무를 더 효과적이거나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AI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어떤 업무에 쓰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중앙일보

워런 버핏 회장(오른쪽)이 3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씨즈캔티 부스 앞에서 팻 이건 씨즈캔디 CEO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날 공시한 실적자료에서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1890억 달러(약 257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고치다. 버핏 회장은 이 금액이 2분기 말 2000억 달러(약 272조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올 1분기에 약 200억 달러(약 27조원) 미만의 주식을 매도하고, 약 27억 달러(약 3조7000억원)만 매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해 애플의 지분 13%가량을 매각해 지난 3월 말 기준 1354억 달러(약 184조원)어치의 애플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버핏 회장이 애플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 내 아이폰 판매 부진 영향으로 애플 주가는 올 1분기에 11% 하락했다.

그러나 버핏 회장은 올해 말까지 애플이 자사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그는 "정말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아벨이 이 자리를 물려받을 때도 애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코카콜라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