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제4인뱅 4파전 “소상공인 금융 혁신”…승부처는 자본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서울 중구 명동 한 음식점 앞에 시민이 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은행권 과점체제를 깨겠다며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설립의 빗장을 풀겠다고 밝힌 뒤 출사표를 던진 4개 컨소시엄의 물밑 각축전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은행 설립을 위한 자본력 확보가 설립 인가의 선결 조건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각 컨소시엄은 공통적으로 ‘소상공인’을 화두로 한 혁신금융서비스를 비장의 카드로 꺼내 들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4인뱅에 출사표를 던진 컨소시엄은 케이시디(KCD)뱅크, 더존뱅크, 유뱅크, 소소뱅크 등 4곳에 이른다. 더존뱅크는 전사적기업관리(ERP) 및 그룹웨어 1위 업체인 더존비즈온이 축적한 기업 데이터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장기간 집적된 기업별 사업모델과 재무·인사 관련 각종 데이터를 토대로 중소기업에 최적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의 컨소시엄 참여가 유력하다는 점도 더존뱅크의 강점으로 꼽힌다.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참여가 없었던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티에프(TF)를 구성해 제4인뱅 사업 참여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시디뱅크는 소상공인의 현금 흐름에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앞세우고 있다. 케이시디뱅크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신용데이터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매출관리에 특화된 캐시노트 앱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1월 기준 가입자가 전체 자영업자 규모의 20% 이상인 140만명에 이른다.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로 꼽히는 자영업자들의 현금 흐름에 맞춰 정교한 신용평가와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역별 소상공인연합회 등이 추진하고 있는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이 직접 제4인뱅의 주주로 참여하는 모델을 들고 나섰다. 지난 4월에는 국내 11개 핀테크 기업 등도 소소뱅크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또 다른 도전자인 유뱅크는 핀테크기업인 렌딧·루닛·자비즈앤빌런즈(삼쩜삼)·트레블월렛 등과 현대해상이 참여하고 있다. 유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렌딧은 직접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 중금리 대출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상공인을 포함해 고령층·외국인 등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포용금융서비스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금융권에서는 이들의 경쟁 구도에 시중은행이나 금융사 참여가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행법상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금 최소 요건은 250억원으로 시중은행(1000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사업 초기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서는 최소 요건의 10배 이상의 자본금을 확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앞서 설립된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도 2500~3000억원에 이르는 자본금 확충을 위해 각각 케이비(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초기 자본금 확보는 설립 인가를 위한 경쟁의 스타트 라인에 서는 자격 요건과 같은 것”이라며 “금융사와 손잡기 위한 각 컨소시엄의 물밑 접촉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력과 혁신성 등 심사기준을 바탕으로 한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가이드라인’을 이르면 상반기 중에 금융당국이 제시하고 본격적인 심사 평가에 나설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존 3개 사업자에 대한 평가부터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심사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며 “시기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면 각종 평가 기준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지난 4월 소상공인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 제안으로 ‘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등을 제시한 바 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한겨레 서포터즈 벗 3주년 굿즈이벤트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