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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김정은 만났다” 거짓말한 미 주지사, 허위로 들통나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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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닝메이트 되려 이력 부풀려”

CNN “이미 부통령 후보 명단서 제외”

앞서 “14개월 강아지 죽였다” 내용도 논란

경향신문

크리스티 놈 미국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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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회고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적이 있다고 적었다가 거짓으로 밝혀져 논란에 휩싸였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되기 위해 이력을 부풀린 것으로 보이지만 그가 일찍이 부통령 후보에서 제외됐다는 당내 인사들의 전언이 나오면서 더욱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놈 주지사는 출간을 앞둔 회고록 <노 고잉 백(No Going Back)>에서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을 만났을 때를 기억한다. 나는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임하는 동안 세계 정상들을 만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고 적었다.

놈 주지사는 “그가 나를 과소평가했다고 확신한다”며 “그는 내가 작은 폭군들(little tyrants)을 노려본 경험이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바로 다음 문장에는 괄호 표시와 함께 ‘나는 어린이들을 담당하는 목사로 일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교회에서 만났던 말 안 듣는 아이들을 다룬 경험과 비슷했다고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참모들은 이같은 내용이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시드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은 “(놈 주지사가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임한 2013~2015년) 내가 백악관과 국무부에서 근무했지만, 김 위원장과 의회 회담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AP통신에 말했다.

그는 2013~2015년은 북·미 간 긴장이 심했던 시기였기에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됐다면 자신이 반드시 알았을 것이라면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놈 주지사의 대변인 이언 퓨리는 놈 주지사가 자신이 만난 세계 정상들을 나열하는 과정에 실수로 김 위원장을 포함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향후 출간하는 회고록에는 관련 내용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놈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되기 위해 자신의 이력을 과시하려 했다는 비판이 커졌다.

그러나 CNN은 다수의 공화당 의원을 인용해 놈 주지사가 이미 오래전에 부통령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놈 주지사는 한때 가장 유력한 러닝메이트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앞서 놈 주지사는 이 회고록에서 자신이 기르던 14개월짜리 강아지가 공격성을 보이자 총으로 쏴서 죽였다고 밝혀 비판을 받았다. 이때도 부통령 후보로서 결단력을 강조하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후보에서는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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