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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美 해저케이블도 中 패싱 데이터허브, 日·동남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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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글로벌 데이터 흐름을 바꿔 놓고 있다. 국가 간 통신을 연결하는 해저케이블의 집적지가 중국을 거치지 않고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로 바로 연결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 데이터센터의 탈중국 현상도 심화하는 분위기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조사 회사 텔레지오그래피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홍콩에 접속하는 해저케이블 3개(내년 완공)를 마지막으로 2026년 이후 중국에서 새로운 해저케이블 부설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반면 싱가포르에서는 2025년 이후 7개가 새롭게 연결되는 등 중국의 2배 이상이 신설된다. 미국과 동남아의 중간에 있는 괌에서는 9개, 일본에서는 4개 해저케이블이 2025년 이후 추가로 연결된다. 구글은 지난달 일본과 괌, 하와이를 잇는 해저케이블 2개에 10억달러(약 1조36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해저케이블은 인터넷에 필수적인 기간 인프라스트럭처로 국제 통신의 99%를 담당한다. 올해 전 세계에서 해저케이블 완성 거리는 약 14만㎞로 5년 전의 3배로 늘었다. 특히 최근 동영상과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해저케이블 투자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데이터 소비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처럼 신규 해저케이블 연결이 줄어드는 것은 미·중 대립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중국에서는 경제 성장에 따라 데이터 소비가 늘면서 해저케이블 연결이 활발했다. 1994년 이후 가동된 길이 1000㎞ 이상의 해저케이블은 모두 15개에 달한다. 주로 태평양을 넘나드는 이러한 해저케이블 투자를 주도해온 것은 중국 국영 이동통신 회사들이었다.

흐름이 바뀐 것은 2020년 전후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정권 때 통신 인프라에서 중국 기업을 배제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부터다. 실제로 미국 법무부는 2020년 구글과 메타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홍콩을 연결하는 1만3000여 ㎞의 계획을 재검토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따라 최종 단계에서는 홍콩을 제외하고 대만과 필리핀만 연결하게 됐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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