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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전기차 거품 꺼지고 있다”...신차 출시 미루고 공장 안 짓는 미국·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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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배터리 파트너’ 포드
전기차에 16조원 투자 연기
하이브리드로 눈 돌린 곳도


매일경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버전 개발이 예정된 쉐보레 중형 픽업트럭 ‘실버라도’. [사진=쉐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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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을 통해 “전기차 거품이 꺼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얼리어답터 수요층에서 대중적인 수요층으로 전환되기 전 과도기를 의미하는 ‘캐즘’에서 나아가 전기차 수요 폭증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2035년 무렵까지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전동화 전환 전략을 속속 연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양상은 자국 시장의 순수전기차(BEV) 성장세가 급격하게 꺾인 미국·유럽 완성차 업체들에서 도드라진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미국 시장의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유럽 10개국은 0%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 성장률이 미국 64%, 유럽 10개국 26%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전기차 성장 둔화세의 직격탄을 맞은 기업이 GM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가 발간한 캘리 블루북에 따르면 GM은 산하 브랜드인 캐딜락, GMC, 쉐보레의 미국시장 합산 1분기 BEV 판매량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2% 감소했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지난해 10월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할 당시 2022년부터 2024년 중반까지 40만대의 BEV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폐기하기로 했다. 새로운 생산량 목표는 종전의 절반 수준인 20만대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4분기 실적 발표 때 바라 회장은 “북미 지역 일부 차량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전동화 전략의 선회를 예고했다. 지난 2019년 마크 로이스 GM 사장이 “투자할 돈이 1달러라도 더 있다고 해서 굳이 하이브리드에 왜 쓰겠는가”라며 하이브리드 개발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던 분위기와는 정반대다.

GM은 캐나다, 멕시코 공장에서 PHEV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당초 BEV 개발만이 예정됐던 중형 픽업트럭 실버라도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버전도 양산 채비에 돌입했다. 올해 1분기에 미국 시장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다.

SK온의 배터리사업 파트너인 포드는 전기차 부문 수익성 악화에 대한 고민이 깊다. 올해 1분기 전기차 사업부의 영업손실은 13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포드는 당초 계획했던 120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투자계획을 지난해 연기했다. 대표 차종인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생산량은 지난해 매주 3200대에서 올해 1600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 4일에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에서 양산할 예정이었던 3열 전기 SUV의 출시 시기를 2025년에서 2027년으로 연기했다.

전기차 성장세가 느린 유럽의 완성차 브랜드인 폭스바겐은 2026년 설립 예정이던 전기차 전용 공장을 아예 백지화했다.

폭스바겐그룹 소속인 아우디 게르놋 될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내연기관차를 균형 있게 생산하겠다”면서 전동화 전략 후퇴를 선언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 벤츠 CEO 역시 이달 22일 당초 예정했던 전동화 전환 목표를 5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벤츠는 2025년까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기차의 판매 비중을 50%로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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