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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미 대학생들, 이제는 졸업식 무대서 반전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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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4일 미국 미시간대 졸업식에서 한 졸업생이 팔레스타인 깃발을 펼치고 있다. 앤아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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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에 나섰다가 경찰에 체포된 미국 대학생 수가 2500여명에 이른 가운데 각 학교 졸업식장이 반전 운동 무대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4일 미시간대 졸업식에서 졸업 가운에 팔레스타인 깃발 모양의 천을 두른 학생들을 비롯해 70여명이 “당신들은 집단 학살에 돈을 대주고 있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전 시위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졸업식 연단으로 접근하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미시간대 졸업식이 열린 교내 스타디움 위로는 “이스라엘에 대한 투자를 회수하라! 팔레스타인을 해방시켜라”라고 쓴 펼침막을 늘어뜨린 경비행기가 날아다녔다. 미시간대 상공에는 “우리는 이스라엘을 지지한다. 유대인들 목숨도 소중하다”라는 구호를 담은 펼침막을 단 경비행기도 등장했다. 이스라엘 국기를 흔드는 학생도 있었다. 축사를 하러 온 카를로스 델 토로 해군장관은 이렇게 어수선한 분위기에 “여러분, 다시 연단에 집중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인디애나대 졸업식에서는 총장의 축사 도중 일부 학생들이 “팔레스타인을 해방시켜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퇴장했다.



앞서 천막 농성에 나선 학생들을 해산시켜달라고 경찰에 요청한 대학들은 졸업 시즌을 맞아 행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천막 농성 참가자 93명이 체포된 서던캘리포니아대는 졸업식을 취소하고 참가 자격을 까다롭게 제한하는 다른 축하 행사로 대체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는 지난달에는 졸업생 대표로 고별사를 하려던 무슬림 학생의 연설을 안전을 이유로 취소시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버몬트대는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대사의 졸업식 축사 계획을 취소했다.



미국 곳곳에서 천막 농성 등 시위에 나선 학생들이 대규모로 체포되면서 천막 농성 규모는 줄었지만 다른 대학으로 시위가 확산되며 진압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버지니아대에서는 전날부터 천막 농성을 시작한 25명이 경찰에 체포당했다. 시카고예술대에서도 ‘가자 연대 캠프’를 차린 학생들 중 경찰의 해산 요구를 거부한 68명이 체포됐다.



이날 미시시피대는 2일 발생한 반전 시위 학생들에 대한 위협 사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시 미시시피대에서는 가자지구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수십명의 학생들을 주로 백인 남자들로 이뤄진 수백명의 학생들이 둘러싸고 물병을 던지고 야유를 퍼붓는 등 위협을 가하다 경찰에게 제지당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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