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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차르’ 푸틴, 5번째 대통령 취임…“소련처럼 무너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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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3년 6월 27일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에서 국방부, 방위군, 내무부, 연방보안국, 연방경비대원들에게 연설하고 있습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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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71) 러시아 대통령이 7일 집권 5기 시대에 돌입한다. 푸틴 1인 종신집권 체제에 한걸음 더 다가선 가운데 ‘강한 러시아 부활’의 일환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향한 공세 역시 대폭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7일 크렘린궁 대궁전 안드레엡스키 홀에서 열리는 취임식에서 차이콥스키 행진곡에 맞춰 입장할 예정이다. 이어 헌법 사본에 오른손을 얹은 뒤 취임 선서를 해 새 임기 6년을 시작하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끝난 러시아 대선에서 87%에 이르는 압도적 득표율로 대통령 5선을 확정 지은 바 있다. 앞서 2000년 첫 대통령에 당선된 데 이어 2004, 2012, 2018년 대선에도 승리를 거둔 바 있다. 2008년 대선에서는 연임 제한 조항에 걸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푸틴 총리 체제로 4년을 보냈지만, 당시에도 실권자는 푸틴이었다. 2020년 개정된 헌법으로 푸틴 대통령은 2030년 대선에도 출마가 가능해, 이때 승리를 거둘 경우 2036년까지 정권을 쥘 수 있다.



푸틴의 새 임기 시작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러시아와 3년째 전쟁을 치르는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주변 유럽국가들이다. 브라이언 테일러 미국 시러큐스대 교수는 에이피(AP) 통신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재 푸틴 정치 프로젝트의 핵심이며, 이 흐름이 바뀔 것이라는 어떤 암시도 보이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은 러시아와 주변의 다른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짚었다. 한때 엎치락뒤치락하던 전쟁은 3년차에 접어들면서 러시아 쪽으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지난 2월 국정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목표를 달성하고 국민의 주권과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며 “러시아군은 막대한 전투 경험을 쌓았고, 여러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고히 잡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 점령을 유지한 채로 끝날 경우, 푸틴 대통령이 발트해 연안이나 폴란드 등에서 군사적 모험주의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스테픈 월트 하버드대 교수(국제관계학)는 지난달 2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푸틴은 엄청난 야망을 가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서의 성공에 이어 다른 곳에서 새로운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며 “다만 그의 야망이 막대한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러시아가 현재 얻은 것 이상으로 확장되지 않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풀이했다.



푸틴 대통령이 다섯번째 대통령 선거에서도 국민 열에 아홉명 가까운 찬성표를 얻는 등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종신집권 체제를 사실상 굳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푸틴 1인 체제'를 굳히기 위해 집권 5기 시작과 함께 국방장관 교체를 포함한 대대적인 정부 개편을 통해 친정 체제 강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반면 1인 종신집권 체제에서 오는 권력의 취약점이 푸틴 집권 5기 기간 동안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란 진단도 있다. 거대 국가 러시아가 기본적인 시스템에 의한 통제조차 없이, 자의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푸틴 개인에 의해 주요 정책 결정이 내려지는 상황이 이어지면 결국 국가 차원의 균열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의 야욕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또다른 전쟁을 불러 러시아에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막심 사모루코프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센터 연구원은 “러시아 정치 엘리트들은 푸틴의 명령을 이행하는 데 더욱 충실해졌고 그의 편집증적 세계관에 더욱 순종적으로 됐다“며 “30년 전 소련이 그랬던 것처럼 하룻밤 사이에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내다봤다. 또 그는 “푸틴의 변덕과 망상에 이끌려 모스크바는 자멸적인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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