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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뉴스톡톡]소주에서 경유 냄새가?…"제조 아닌 보관상 문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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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검사 결과서 경유 성분 불검출…식약처 조사 중

2013년에도 '경유 소주' 파동…"제품 보관 시 주의해야"

뉴스1

국내 주류 출고액이 재작년 1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술을 마시는 사람은 한 달 평균 9일을 음주를 하고, 한 번 마실 때 6~7잔의 술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국세청 국세통계 등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주류 출고액은 9조970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9% 증가했다. 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맥주와 소주 등 주류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2024.4.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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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주류업체 A사의 일부 소주에서 경유 냄새(경유취)가 난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고깃집에서 판매된 소주에서 경유 냄새가 났다는 글이 온라인상에 전해지면서입니다.

소비자들은 제품 제조 시 석유가 들어간 게 아니냐며 제품상 하자가 있는 게 아닌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당 주류에 정말 경유가 포함된 걸까요? 이에 뉴스1이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A사는 음용 시 경유취가 난 제품은 회수가 되지 않아 검사를 못 했지만 함께 있던 미개봉 제품들은 모두 수거해 자체 연구소에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수거 제품의 내부 주질 분석 결과 석유 관련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2일에는 A사 공장 두 곳에 국가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 직원들이 다녀가 샘플을 수거하는 등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식약처 검사 결과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1

2015년 12월 식약처가 발간한 '주류 판매업 영업자 대상 주류의 보관 및 취급관리 요령' 중 주류의 보관 및 유통 부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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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13년에도 소주에서 석유취가 난다는 이유로 파동을 겪은 바 있습니다. 식당에서 소주를 먹던 한 시민이 심한 경유 냄새를 느끼고 경찰서에 이를 신고한 것입니다.

경찰은 해당 식당 내 주류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 15병 중 먹다 남긴 소주 3병과 마개를 따지 않은 소주 5병 총 8병에서 경유가 검출됐습니다.

해당 소주는 사건 발생 3개월 전 A사의 공장에서 제조된 뒤 주류도매상을 통해 식당에 납품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 식약처는 제품 제조상 경유가 검출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더군다나 A사 제조 공장에서는 경유를 전혀 쓰지 않았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경유가 들어갈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주류도매상 혹은 음식점 소주 보관 장소에서 경유 성분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2015년 식약처는 '주류 판매업 영업자 대상 주류의 보관 및 취급관리 요령'이라는 책자를 만들어 배포하고 주기적으로 현장 점검을 통해 주의를 주고 있습니다.

식약처에 따르면 주류 보관 시에는 청결하고 위생적인 장소에서 기준에 맞게 보관하고 유통해야 합니다.

특히 주류 보관 시 식품 외의 물품과는 분리해 보관하며 화학약품, 난방유, 석유, 농약 등과는 함께 보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스1

식품안전의약처가 2018년 12월 배포한 '겨울철 주류 안전하게 보관하세요 ' 보도자료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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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는 2018년 12월에도 '겨울철 주류 안전하게 보관하세요'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주류 보관 시 유의점에 대해 안내했습니다.

소주는 난방용 석유와 분리, 맥주는 얼지 않도록 보관하라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겨울철 소주 등을 난방유(석유)와 함께 보관 시 이취(나쁜 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소주는 겨울철 난방용 석유와 함께 보관하면 병뚜껑 사이로 석유 증기가 스며들어 소주에서 석유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이에 주류의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식품첨가물, 물품 등과는 분리해 보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류를 운반할 때는 석유가 묻은 장갑을 착용해서도 안 됩니다.

자체 검사 결과 경유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국가 기관의 공식 조사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추측성 비방'은 소비자 불안과 혼란을 가중할 뿐입니다. 특히나 먹거리의 경우 소비자 안심이 최우선입니다.

마녀사냥식 흠집 내기로 해당 회사와 브랜드의 이미지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조 과정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없음에도 제품이나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더 나아가 '경유 소주' 파동이 주류업계로 번지는 게 아닐지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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