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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시진핑에 레드카펫 깔아준 마크롱의 '줄타기 외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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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지원말라' 경고하는 동시에 우크라전 종식 지원 요청할듯

전문가들, "중국에 큰 영향 미치지 못할 것" 전망

연합뉴스

시진핑(좌)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파리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엘리제궁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4.5.6


(서울·파리=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장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동시에 이 전쟁을 끝내는 데 도움을 요청하려 할 것이라고 AFP 통신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달 2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국제 질서의 안정에 대해 중국이 의견을 내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나는 중국이 올림픽 휴전을 지지하고 핵확산 방지에 전념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을 위해 '레드카펫'을 준비했다.

전날 프랑스에 도착한 시 주석은 이날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정상회담 전후로는 의장대 사열, 중국국가 연주 등 공식 환영 행사와 엘리제궁 국빈 만찬이 열린다.

7일에는 프랑스 남부 오트 피레네로 옮겨 부부 동반 점심을 함께한다. 이곳은 마크롱 대통령의 외할머니가 2013년까지 살던 곳으로 마크롱 대통령이 종종 방문하는 '마음의 고향'이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이런 극진한 환대에도 시 주석의 '마음'을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고 AFP는 전했다.

연합뉴스

(파리 EPA=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부터)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3자 회담하고 있다. 2024.5.6


유럽 싱크탱크 유럽외교협의회(ECFR)의 아시아프로그램 책임자인 얀카 오르텔은 "마크롱이 내놓을 두 가지 핵심 메시지는 러시아의 군사 능력에 대한 중국의 지원과 (유럽) 시장을 왜곡하는 중국의 관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두 가지 메시지 모두 중국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중국 전문가인 알랭 왕도 유럽1과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자신의 기조를 바꾸는 데 관심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과 이란을 포함한 여러 국제기구의 중심에 있다. 따라서 중국의 가치와 사고는 서방과 유럽의 가치와 완전히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일간 르몽드는 시 주석이 이번 국빈 방문에 극단적 민족주의자인 장웨이웨이(張維爲·66) 푸단대 중국연구원장을 대동한 것도 베이징의 지배적인 분위기에 대해 많은 걸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시 주석의 책사 중 한명으로 꼽히는 인물로, 중국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민주주의 등 서방 체제나 가치를 '경멸'해 온 걸로 유명하다. 르몽드는 서방 지도자 가운데 장 교수가 칭찬한 유일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극우 정치인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유일하다고 짚었다.

현지 매체들은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강경 발언을 해 온 프랑스에 이어 러시아에 우호적인 세르비아와 헝가리를 잇달아 방문하는 것도 중국의 입장을 드러내는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유사한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시 주석도 5일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 기고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분쟁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기를 바란다면서도 중국은 이 분쟁의 당사국도 참가국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평화와 안정이 속히 유럽에 되돌아가기를 희망하며 위기를 해결할 좋은 길을 찾기 위해 프랑스와 국제 사회 전체와 협력할 생각"이라고만 밝혔다.

프랑스 내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줄타기 외교를 비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리비에 카딕 상원 의원은 "우리가 중국과 미국 사이의 중간 선상에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며 "협력국들이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우리의 입지가 약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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