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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유럽 간 시진핑 "긴밀한 관계" 촉구했지만… EU는 '강경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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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순방길 시진핑, 프랑스·EU와 3자회담
'중국 압박' 강화 유럽에 '태도 변화' 촉구
EU "중국 불공정 거래 우려… 계속 대응"
한국일보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두 번째) 프랑스 대통령이 6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시진핑(세 번째)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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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유럽 순방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중국과 EU의 긴밀한 관계"를 촉구했다. 유럽이 최근 중국 주요 산업에 불이익을 주는 것을 전제로 한 고강도 조사에 착수하는 등 대(對)중국 압박을 높여가는 상황을 해소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을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대상으로 보는 EU는 "경제·안보 보호에 필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견제 모드를 완화하지 않았다.

"협력" 강조한 시진핑에... EU "최대한 무역 방어"


프랑스 르피가로, 유럽 전문 언론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시 주석은 첫 공식 일정으로 파리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3자 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회담 시작 전 "우리(유럽과 중국)는 세계의 중요한 두 세력으로서 동반자 입장을 견지하고 대화·협력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U의 중국 견제 강화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지난해 디리스킹을 대중국 전략으로 채택한 EU는 역내에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 및 친환경 에너지 관련 제품이 중국 정부의 과도한 지원에 힘입어 불공정 거래를 야기하고 있는지 고강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부터는 유럽에서 생산된 의료기기가 중국 공공조달 시장에서 차별받고 있는지도 조사하기 시작했다.

시 주석 발언에도 불구, EU는 중국이 자국 제조업 과잉 지원 등 방법으로 시장을 왜곡·교란한다는 기존 판단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3자 회담 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저렴한) 중국산 제품으로 인한 '불균형'은 유럽의 큰 우려 사항"이라며 "유럽은 우리의 산업과 일자리를 보호하는 데 있어서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무역 방어 수단을 최대한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유로뉴스는 "EU가 중국과의 잠재적 무역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한국일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6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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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 만들기 위해 프랑스 찾은 시진핑... 헝가리 등 방문도


시 주석이 프랑스를 찾은 것은 '유럽 내 중국 편'을 만들려는 목적이 강했다. 프랑스는 "유럽은 미국의 속국이 아니며 세계 모든 지역과 대화할 수 있다"(마크롱 대통령)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중국과 이해관계가 맞는 측면이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시 주석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맞으며 "우리 대륙(유럽)의 미래는 중국과의 관계를 균형 잡힌 방식으로 지속해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에 달렸다"며 "우리는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 방문을 앞두고 프랑스 라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일부 지도자는 여전히 중국을 '기회의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친교 행사'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그는 7일 시 주석 부부를 프랑스 남부 오트피레네로 초청했다. 오트피레네는 마크롱 대통령 외조모의 고향으로, 마크롱 대통령이 아끼는 지역이다. 앞서 시 주석이 지난해 4월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 당시 부친 시중쉰이 당서기 등으로 일했던 광저우로 마크롱 대통령을 초대한 데 대한 '화답' 성격도 있다.

5일 프랑스에 도착한 시 주석은 10일까지 세르비아, 헝가리를 차례로 방문한다. 순방지 선정도 시 주석의 순방 목적이 유럽의 중국 견제 기조에 균열을 내는 데 있음을 보여준다. EU 회원국인 헝가리와 후보국인 세르비아는 서방의 대중국 견제 강화 움직임 속에서 중국과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국가로 분류된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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