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순천을 애니메이션 성지로… 학생부터 일반인까지 교육”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학, 미래를 말하다] 이병운 순천대 총장

조선일보

지난달 16일 이병운 순천대 총장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지역 전략 산업을 이끌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순천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립순천대학교는 작년 혁신하는 지방 대학에 5년간 1000억을 지원하는 교육부 ‘글로컬 30 사업’에 선정됐다. 전남·광주 지역에서 유일하게 뽑혔다. 지난 취임 1주년을 맞은 이병운 순천대 총장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전남의 전략 육성 산업인 스마트팜·애니메이션·우주항공‧첨단 소재 산업과 연계한 미래 인재를 키우겠다”면서 “지역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면 결국 전남 지역 인구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순천대는 2027년까지 순천시에 ‘그린바이오 캠퍼스’를 구축하고, 순천대 학생들이 스마트팜과 바이오 원료 관련 실습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스마트팜’은 정보 통신 기술(ICT)을 활용한 농장으로, 농업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부턴 롯데중앙연구소와 공동으로 스마트팜과 바이오 분야 국책연구도 시작한다. 순천대는 고흥군에 ‘스마트팜 캠퍼스’를 만들고 스마트 한우 농가와 원예 농가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매년 100명씩 스마트 농업·축산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총장은 “스마트팜을 조성해 전남만의 ‘프리미엄 농산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문화 콘텐츠 또한 순천대가 집중 투자하는 미래 산업이다. 이 총장은 “순천대의 만화애니메이션 학과를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연내 순천 시내에 ‘애니메이션 순천캠퍼스’를 만들고, 취업 준비생이나 일반인들에게도 애니메이션을 가르치는 문화 콘텐츠 육성 허브를 조성한다. 순천시가 정부와 함께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학교가 직접 나서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전문 인력까지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2027년까지 연 180명을 가르치는 규모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우주항공 분야에선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고흥의 ‘드론센터’를 거점으로 드론 전문가를 육성한다. 이 총장은 “드론에 특화한 교육 시설과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 정주 인구까지 늘리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순천대는 우주항공 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업무 협약을 맺고 학부·대학원 공동 교육과정 운영도 논의 중이다. 전문성을 키운 학생들이 순천 산업단지에 있는 우주 발사체 생산 업체에 취업할 수 있도록 연계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광양시에 2026년까지 ‘첨단 신소재 연구 센터’를 설립해 이차전지와 그린수소 분야 기술 연구를 본격화하고, 최종적으론 학∙석∙박사 연계과정이 설치된 별도 캠퍼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학과 간 벽을 허무는 교육 혁신도 추진한다. 이 총장은 “2025학년도 신입생의 75% 내외를 학과 구분 없이 ‘무전공’으로 뽑겠다”고 했다. 학생들이 다양한 수업을 들으면서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끔 하자는 취지다. 원하는 학생은 누구나 4대 특화 산업(스마트팜·애니메이션·우주항공·첨단 소재) 관련 수업도 들을 수 있다. 내년부턴 여름학기를 추가해 ‘3학기’체제로 바꾼다. 학생들이 원하는 경우 집중적으로 수업을 듣고 빨리 졸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전남도의 오랜 숙원 사업인 의대 유치도 임기 내 추진한다. 이 총장은 “순천∙여수 지역 중증 환자는 100km이상 차를 타고 광주를 가거나, KTX를 타고 서울까지 가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순천대는 입학정원 80명 규모 의대와 500병상과 25개 진료과목을 둔 대학병원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이 총장은 “제철·석유화학 산업 단지가 몰려있는 순천·여수·광양엔 중증 산업재해가 많이 발생하는데, 중증 외상 센터와 재활 치료를 특화한 의대와 병원을 설립할 것”이라고 했다. 남해∙하동 등 서부 경남 주민들까지 약 100만명이 이용하는 공공의료 거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2006년 순천대 법학과 교수로 부임해 작년 4월 총장에 취임했다. 순천대 최초의 자교 출신 총장이다.

[윤상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