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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대학원생 “학교月 인건비 22만원...주말 알바했다고 교수에게 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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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11월 23일 서울 시내 한 대학가 알림판에 게시된 하숙 및 원룸 공고. /뉴스1


대학원생이 인건비로 생활하기 어렵다며 주말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 지도 교수에게 지적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말 알바하다 걸린 대학생’이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석사 1학기 차 대학원생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월 인건비 22만원(세후 20만640원·연구 참여율 10%)을 받고 있다”고 “도저히 생활이 안 되어서 지난 4월부터 주말마다 단기 아르바이트를 뛰고 있다. 가끔 금요일에도 단기 알바를 뛴다”고 했다.

그러나 지도교수가 이를 알고 크게 혼냈다고 한다. 교수는 “풀타임으로 들어왔으면 대학원 공부와 연구에 전념하라”며 “돈 많이 벌고 싶으면 대학원 때려치우고 직장에 다녀라”고 화를 냈다고 한다. A씨는 “식비, 핸드폰 요금, 차비, 자취방 월세 등이 감당이 안 된다. 대학원생은 없이 살아야 하는 건가”라며 “돈 걱정 없이 연구, 공부에 전념하고 싶다”고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알바 못 하면 저 학생은 굶어 죽으라는 소리인가” “알바 할 시간에 공부하라는 교수 정말 많다. 알바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이 어딨나” “나 석사 때도 저랬는데, 부모한테 지원받으라고 하더라” “교수 본인도 대학원생이었던 때가 있지 않나. 생활고를 왜 이해를 못 하는 건가” “공대 쪽은 그나마 덜한데 인문계나 예체능계 쪽은 정말 현실 물정 하나도 모르더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2022년 발표된 ‘2021년 대학원 인건비 실태조사’ 결과, 석·박사 학생연구원의 월평균 인건비 지급액이 각 63만원·9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연구개발 행정제도에 따라 인건비 계상률(연구 참여율)에 맞춰 적정인건비를 지급해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2022년 3월 국가연구개발 행정제도 개선 기본지침을 마련하고 연구원 인건비 계상기준을 14년 만에 석사 220만원, 박사 300만원으로 상향한 바 있다.

당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따르면 연구과제 수행 중 겪는 애로사항 1위 응답은 ‘나의 기여도 대비 부족한 금전적 보상(52.1%)’으로 나타났다. 적정인건비의 최대 상한선을 묻는 질문에 석사과정은 평균 226만원, 박사과정은 평균 309만원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학원생의 학업과 생계 안전성을 보장을 위한 정부 정책도 나왔다. 정부는 지난 2월 국가 연구개발(R&D)에 참여하는 이공계 석사 과정 대학원생에는 최소 80만원, 박사 과정생에는 110만원씩 매달 일정 금액 지원을 보장하는 연구생활장학금을 도입하기로 했다.

한편, 대학원생들의 정신건강이 매우 취약하다는 설문조사도 있다. 지난 2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의 ‘학생연구노동자의 정신건강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원생 10명 중 3명이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다. 현재 고정소득이 없거나, 노력과 보상의 불균형이 심할수록, 업무시간으로 인해 가정과 사회생활의 양립에 어려움을 겪을수록 우울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언어폭력이나 모욕적 행위를 경험한 비율은 각각 19.9%, 23.5%에 달했다. 40.4%는 지도교수와 갈등 혹은 불화가 발생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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