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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폐품 판 돈으로…' 어린이날 간식 꾸러미 전한 8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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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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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집 기부할 간식 꾸러미 포장하는 자원봉사자

어려운 형편 속에서 어린이날 간식 꾸러미를 마련한 80대 노인의 훈훈한 기부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오늘(7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지 말라고 당부한 80대 A 씨는 어린이날 연휴를 앞둔 지난 2일 어린이집 11곳에 간식 꾸러미 600개를 기부했습니다.

이 꾸러미에는 젤리 과일 과자 빵 등 소소하지만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간식을 담았습니다.

긴급 주거복지 대상자에 오를 정도로 생활 형편이 좋지 않은 A 씨는 밤에는 캔류나 고물을 수거하고, 낮에는 시장에서 배달 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간식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는 '아이들이 미소 짓는 아름다운 세상'을 바란다는 마음으로 지난해부터 간식 기부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과거 복잡한 가정사로 자기 자녀를 제대로 돌봐주지 못했던 후회와 미안함으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그런 마음을 담은 듯 A 씨는 간식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였습니다.

과일을 살 땐 판매자에게 품질이 좋은 물건으로 골라달라고 신신당부하고, 과자 하나를 고르는데 2주가 넘게 고심했습니다.

간식을 배달하면서 우연히 과일 판매자인 학부모를 만나, 보이지 않은 그의 정성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됐습니다.

A 씨는 지난해보다 기부 양이 많아진 탓에 평소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다가와 준 통장단에 배달을 도와달라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사연을 접한 통장단은 적극적으로 돕기로 하고 자원봉사자 등 20여 명이 모여 600명 간식을 소분하고 배달하는 데 손을 보탰습니다.

광주 동구 충장동 통장단 이양섭 회장은 "(가정사로) 기초생활수급자 자격도 얻지 못해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아이들의 미소를 보고 싶다는 기부자의 뜻으로 아름다운 5월의 동화가 쓰여졌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광주 동구 충장동 통장단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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