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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5월 영령 위로하는 마당극 ‘환생굿’…11일 부산에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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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인 마당극 ‘환생굿’ 공연 모습. 극단 자갈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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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무당 고만자는 굿 소리에 자신이 없다. 그래서 씻김굿(죽은 이의 넋을 불러내 이승의 한을 풀어준 뒤 깨끗이 씻겨 저승으로 잘 가도록 기원하는 전통 의례)을 배워 생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환생굿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그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여성들의 죽음 이야기를 듣는다. 고만자는 군부독재에 맞서다 희생당한 여성들의 한을 풀어주려고 직접 굿판을 진행한다. 첫 씻김굿에서 겨우 망자를 불렀지만, 군사독재 감시와 가혹했던 세상의 편견에 짓눌린 망자는 고만자의 기대와 다른 답을 한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된 평범한 광주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1인 마당극인 ‘환생굿’의 내용 일부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극단 자갈치가 11일 오후 5시께 부산 금정구 부곡동 신명천지 소극장에서 마당극 ‘환생굿’을 공연한다.



마당극은 탈춤과 풍물, 판소리 등 전통공연예술을 아우른 연극 장르다. 이번 환생굿은 올해로 50년째를 맞은 마당극 운동을 기념하는 공연이다. 초보 무당 고만자 역은 30년 차 마당극 전문 배우 지정남이 맡았다. 그는 전남 화순군 향토문화유산 제50호 ‘화순 능주씻김굿’ 보유자 조웅석 선생한테서 씻김굿을 배우고 익혔다.



극단 자갈치는 1986년 부산·경남 지역민과 함께 우리 문화를 가꾸고 키워나간다는 뜻으로 창단됐다. 마당극, 민족극, 전통 연희에 바탕으로 두고 사회적 약자와 민중의 삶을 극으로 담아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현장을 다룬 작품 ‘복지에서 성지로’, 어부들의 진실을 말하는 ‘내 청춘 파도에 싣고’, 구운몽을 재해석한 ‘클라우드 나인’(Cloud nine), 창작마당극 ‘영도다리’ 등이 대표적이다. (051)515-7314.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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