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총선백서 태스크포스(TF)가 7일 2차 회의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정영환 전 공천관리위원장 등 4·10 총선을 이끌었던 이들과 면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정확한 패인을 분석하고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대통령실 인사와의 면담도 추진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조정훈 총선 백서 TF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백서 TF 2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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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이날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TF 회의 모두발언에서 “TF(백서) 최종 페이지에 이번 총선 최종 책임자 리스트가 있어야 한다”며 “책임 순위가 있으면 좋겠지만 적어도 어떤 사람 때문에, 어떤 것 때문에 이런 일이 빚어졌는지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TF가 법률적 책임을 묻는 곳은 아니지만, 정치적 책임을 묻는 곳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에서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설이 거론되는 시점에 총선 참패의 정치적 책임 소재를 밝히자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온 것이다. 회의를 마친 후 조정훈 총선 백서 TF 위원장은 책임자 리스트를 만들자는 주장에 대해 “박 교수 개인 의견”이라면서도 “총선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분들을 만나 뵙고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알아가는 것은 백서(TF)에 맡겨진 가장 중요한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분(한 전 위원장, 정 전 공관위원장)이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면 적절한 시기, 방법으로 소회와 개선안을 청취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TF 활동을 바라보는 당내 시선은 ‘누구에게 책임을 지울 것인가’에 쏠리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한동훈 비대위의 공천 과정을 얼마나 적나라하게 밝혀내느냐에 백서의 성공 여부가 달렸다”며 “백서 내용이 한 전 위원장의 향후 정치 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TF 비공개회의에서는 “이 상태로 아무것도 안 하면 만년 2등 정당이 될 것”, “(참패한) 이번 총선이 국민의힘에 가장 유리한 선거로 기록될 것” 등의 신랄한 비판이 제기됐다고 한다. 회의엔 TF 위원들 외에 박 교수,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전여옥 전 의원, 허민 문화일보 전임기자가 외부 패널로 참석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다음날인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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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에 대한 여권 내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 가능성에 대해 “그런 것은 염두에 안 두고 (비대위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당 상임고문으로 활동해 온 그는 “586 청산이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이다 했는데 여당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대대적으로 제시했어야 한다. 그런 구도를 짜는 데 소홀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낙선자 모임 ‘첫목회’ 간사인 이재영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도 MBC 라디오에 나와 “한 전 위원장이 당분간 쉴 줄 알았는데, 가만히 놔두질 않고 있다. 홍준표 대구 시장이 오히려 재등장할 수 있는 판을 깔아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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