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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美 부채위기 5년내 해소 시급···AI 선점하려면 에너지 집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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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4]글로벌 거물들, 부채위기 경고

작년 재정지출 규모 6.2조弗 달해

팬데믹전 5.3조弗보다 높은 수준

고령화 진행에 적자폭 확대 불보듯

대선 이후 12월 금리인하 가능성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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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기대 이상의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 리더들은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국가부채 리스크가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위험 요소가 되는 것은 물론 현재진행형인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앞으로 한 세대 동안 유망한 금융투자 분야로는 에너지와 헬스케어, 인공지능(AI)이 꼽혔다. 특히 AI는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만큼 전력 산업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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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4’에서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정부 부채에 대한 글로벌 빅샷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켄 그리핀 시타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미국 경제는 사실상 완전 고용을 달성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6%에 이른다”며 “지금까지는 (미국 국채 수요가) 그럭저럭 버티고 있지만 시장이란 한 번 마음을 바꾸면 엄청난 기세로 아주 빠르게 변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회계연도 기준 미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는 6.28%였다. 그리핀 회장은 “6%의 적자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는 (경기 부양 재원이 부족해) 다음 경기 침체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가 중장기 리스크가 아닌 수년 내 현실화할 수 있는 위험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월가 투자은행(IB)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론 오핸리 회장은 “앞으로 5년 안에 재정적자 문제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미국은 심각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5년간 미국이 겪게 될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이다.

그리핀 CEO는 금리 인하와 관련해 “미국이 선거를 앞두고 9월에 금리를 인하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12월에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내릴 경우 정치적인 행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12월로 늦출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엄청난 재정적자를 미국 경제의 약점으로 지목했다.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는 당황스러운 수준”이라며 “미국은 재정지출을 갈수록 확대하기 때문에 재정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현재 고령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세수가 줄어들면서 재정적자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의 이 같은 지적은 미국보다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빠르게 나타나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IMF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D2) 비율이 2019년 42.1%에서 코로나19를 거치며 2021년 51.3%를 기록했는데 이는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은 것이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단기 미국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올해 목표치인 2%까지 하락하고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를 시작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내 3인자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총재는 “현재 연준의 통화정책이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며 “결국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들어서는 AI 분야에서 자본시장의 새로운 수요가 급증하는 분위기다. 마이크 기틀린 캐피털그룹 회장 겸 CEO는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4개 회사는 올해 총 2000억 달러의 자본투자를 단행하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규모”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투자에 들어가고 이에 상당한 자본 조달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AI의 일자리 위협에 대해선 새로운 대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왔다. 브래드 라이트캡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산업화 시대에 인구의 90% 이상은 농업에 종사했다”며 “하지만 일자리가 산업 분야에서 새롭게 생겨났듯이 AI의 일자리 위협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대안이 나올 것”으로 말했다. 다만 AI 기술 발전에 따라 요구되는 전력량이 급증하는 점은 “극복해야 할 도전 과제”라고 강조했다. 하비 슈워츠 칼라일그룹 CEO도 에너지 분야에서 커다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의 80%는 전통적 에너지원에서 나오고 있다”며 “이는 곧 기후 전환이 단기간의 변화가 아니라 적어도 10년에서 30년에 걸친 큰 패러다임의 전환이기 때문에 엄청난 투자 수요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는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만큼 에너지 선점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에너지는 국가 안보와도 직결될 수 있어 가장 눈여겨봐야 할 투자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로스엔젤레스=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로스엔젤레스=윤민혁 특파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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