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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시진핑, 마크롱 만나 “우크라 위기 이용한 新냉전 조장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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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6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만찬에 초청된 프랑스 영화감독 뤼크 베송(왼쪽)이 시진핑과 악수하며 허리를 굽히고 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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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위기를 이용해 신(新)냉전을 조장하는 것을 반대한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오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파리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에 대한 유럽의 우려를 부정하고,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서방에 대한 지렛대로 이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시진핑은 회견에서 다음 달 러시아를 배제하고 스위스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에 불참하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함께 인정하고 동등하게 참여하며 균형 잡힌 논의를 가능하게 할 국제 평화 회의를 지지한다”고 했다. 각국 지도자·고위급들이 모여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평화 구상을 논의하는 이 회의는 이미 네 차례 열렸지만, 중국은 한 번(작년 8월)만 참석했다.

시진핑은 마크롱의 ‘올림픽 휴전’ 제안에는 동조하며 파리 올림픽(7월 26일~8월 11일)과 패럴림픽(8월 28일~9월 8일) 기간 우크라이나전과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전쟁 등의 휴전을 촉구했다. 시진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책임을 다하는 대국으로서 중국은 프랑스와 함께 파리 올림픽을 계기로 대회 기간 전 세계에서 적대 행위를 중지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올림픽 휴전은 마크롱이 “올림픽 기간 무력 충돌을 중단하는 것은 오랜 전통”이라며 지난 3월 공개 제안했지만,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재무장 기회”라며 반대해왔다. 그러나 시진핑이 이를 지지하면서 오는 15일부터 이틀 동안 중국을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설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마크롱은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 간 오랜 관계를 존중한다”면서 “중국이 모스크바에 무기 판매나 원조를 자제하고,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물품의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겠다는 약속을 환영한다”고 했다. 또 “(중국이 반덤핑 조사에 나선) 프랑스 코냑에 대한 시 주석의 개방적 태도에 감사한다”며 “농업·식품·항공·화장품·금융 등 분야에서 중국 시장을 계속해서 두드릴 것”이라고 했다.

두 정상은 중동 정세·인공지능(AI)·농업 교류·생물다양성과 해양 협력 등 4개 분야의 협력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18건의 양자 협력 문서에도 서명했다. 중동 정세 성명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란 핵 문제 해결, 홍해 항행의 자유 등을 담았다.

양 정상은 회견 직후 프랑스·중국 경제 포럼 폐막식에 참석하고, 엘리제궁에서 국빈 만찬을 가졌다. 시진핑은 프랑스 방문 마지막 날인 7일 마크롱과 피레네산맥 투르말레 인근에서 만나 돈독한 양국 관계를 과시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마크롱이 사랑하는 외할머니의 고향으로 시 주석을 데려간 것은 특별한 예의의 표현이고, 두 정상의 특별한 관계를 보여준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이 이번 순방에서 유럽에 분열의 씨를 뿌릴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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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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