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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제 22대 총선

與, 총선 패배 책임 공방…당대표 선출은 8월로 미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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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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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4·10 총선 패배 원인으로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과 ‘진보 인사 대거 영입’을 꼽았다. 이 두 가지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주된 선거 전략이었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을 의식해 참패의 주요 원인인 ‘정권 심판론’을 언급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앞서 지난 3일 국민의힘 ‘총선 백서 TF’(태스크포스)는 총선 평가 설문조사를 했다. 한 전 위원장의 책임론에 무게를 둔 듯한 문항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당 혁신을 주도할 새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일정은 당초 예정보다 한 달 이상 지연돼 빨라야 8월 초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야당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니까 맞불 작전으로 ‘이·조 심판론’을 했는데, 심판은 야당 몫이고 여당인 우리는 비전 제시가 중요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했다. 황 위원장은 “외연 확장을 한다면서 진보 쪽 인사를 대거 영입했는데, 진보 쪽 인사들이 들어오면 우리 지지도 못 받고 진보 쪽의 지지도 떠나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취임 전후로 윤석열 대통령과 대화를 해봤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열심히 잘 일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황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비윤계에서는 “황 위원장이 대통령실을 너무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황 위원장은 이날 오후에는 취임 축하 인사를 위해 국회를 찾은 대통령실 홍철호 정무수석과 만나 대통령 축하 난을 전달받았다. 황 위원장은 “우리는 고향이 같아서 형제 같은 정이 있으니 스스럼없이 연락하고 전화해서 국민이 바라는 소통이랄지 의사 교환, 여러 가지 민의 반영에 문제없도록 힘을 합치자”고 했다. 홍 수석은 “(대통령이) 건강을 우선 특별하게 염려해 주셨고,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라고 했다”고 했다.

‘총선 백서 TF’ 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은 이날 ‘백서 설문이 한동훈 전 위원장을 저격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균형을 맞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설문 문항에 ‘대통령실’이라는 표현이 빠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질문을 받아보면 어떤 쪽에 대한 질문인지 짐작하지 못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어 하나가 중요하진 않다”고 했다. 조 의원은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TF 회의 모두 발언에서 “패배감에 빠지거나 특정 사건, 특정인을 공격하려 모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총선 패배 책임 공방에서 벗어나 혁신 드라이브를 걸 새 당대표를 빨리 뽑아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하지만 황 위원장은 이날 “원내대표 선출 자체가 늦어지고 있어 물리적으로 6월 말~7월 초가 어렵다”며 “한 달 이상은 늦어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낙선자와 수도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당원 투표 100%’인 현행 당대표 선출 규칙을 개정해 종전처럼 국민 여론조사를 30~50%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시간에 쫓겨 급하게 결정하면 당내 갈등이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황 위원장은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30·40대 험지 출마자 모임인 ‘첫목회’ 이재영(서울 강동을)·이승환(서울 중랑을)·박상수(인천 서구갑) 당협위원장과 면담에서 당대표 선출 규정에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확대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황 위원장은 “다양한 의견을 들은 뒤 혁신 동력을 살리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는 “민주당이 총선 이후 신속하게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 당은 속도가 너무 늦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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