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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당 쇄신’ 무게 둔 황우여… “6말7초 전대 어려워 한 달 이상 늦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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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형 비대위’서 방향 전환

“가급적 신속하되 무리 않고 추진

보수 정당 체제 확립도 쇄신” 밝혀

당내선 黃 기조 ‘우클릭’ 해석 우려

유승민 “보수 결집 안 해 패배 아냐”

與 총선백서에 ‘책임자 명단’ 제안

황 “한동훈 대표 출마 염두 안 둬”

“보수 정당으로서 체제를 확립하는 것도 쇄신이다.”(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황 위원장은 7일 당 쇄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7월 말 이후로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황 위원장이 방점을 ‘보수 정체성 강화’에 찍고도 당을 혁신의 길로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세계일보

정무수석, 尹대통령 축하 난 전달 국민의힘 황우여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고 있다. 최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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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전당대회 시점이 6월 말∼7월 초로 거론되는 것을 두고 “당헌·당규상 최소한 필요한 시간이 40일 정도 된다. 6월 말에 하려면 5월20일부터는 (준비가) 착수돼야 하는데 원내대표 선출 자체가 늦어지고 있어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가급적 신속하되 무리하지 말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 달 이상은 늦어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헌상 보면 비대위가 구성될 때는 비상대권을 부여하고 그 일에 대한 제한을 두기가 어렵다”면서 “혁신이나 쇄신해야 할 분야가 많다. 정책, 당정대 관계, 의사 형성 과정 등에 녹슨 데는 없는지 찾아내서 고쳐나가는 것을 소홀히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라는 주장을 사실상 정면 반박한 셈이다.

황 위원장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재창당 수준의 혁신’은 외연 확장보다 보수 가치 재건에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KBS 라디오에서 “혁신이라고 하면 우가 좌로 가고, 중도 확장이라고 하면서 우리 스스로의 색깔을 변화해야 한다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우린 정통 보수 정당”이라며 “지금은 우리가 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다시 다른 보수 정당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 더 큰일 난다”고 강조했다.

또 황 위원장은 ‘보수 정체성 상실’을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꼽으며 외연 확장을 이유로 한 진보 인사 영입으로 지지층이 분열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영입 인사인 김경율 전 비대위원, 함운경 전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후보,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영주·이상민 의원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황 위원장은 전당대회 시기가 8∼9월로 늦어지면 한 전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가 자연스러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엔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일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세계일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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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클릭’으로 해석될 수 있는 황 위원장의 기조에 당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분출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중도층·수도권·청년층의 마음을 못 잡아서 진 선거지, 보수가 결집을 안 해서 졌느냐”면서 “일부 극우 유튜버나 극우 보수 인사들이 말하는 보수의 가치에 당이 매달려 있으면 앞으로 선거는 대선이든 총선이든 해 보나 마나 필패”라고 비판했다. 한 수도권 낙선자도 통화에서 “황 위원장은 지지층부터 다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제일 중요한 건 중도 확장”이라며 “선거철뿐 아니라 평소부터 중도층에게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 제22대 총선백서 태스크포스(TF)에서는 ‘총선 패배 책임자 명단’을 남기자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외교학)는 2차 회의에서 “TF(백서) 최종 페이지에 이번 총선 책임자 리스트가 있어야 한다”며 “적어도 누구 때문에 이런 결과가 빚어졌다는 언급이 필요하다. TF가 법률적 책임을 묻는 곳은 아니지만 정치적 책임을 묻는 곳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지혜·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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