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尹 “사법리스크 있다면 내가 설명하고 풀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년만에 민정수석실 부활시켜

수석에 김주현 前법무차관 임명

野 “검경 등 사정기관 통제 의도”

민정비서관 이동옥, 공직기강 이원모

동아일보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초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명한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직접 소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민정수석실 복원 이유에 대해선 “(그동안) 민심 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

김주현 민정수석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민정수석비서관 신설을 공식 발표하며 초대 수석에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63·사법연수원 18기)을 임명했다. 채 상병 특검법 통과와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백 수수 논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시점에 민정수석 제도가 2년 만에 부활함에 따라 “사정기관 장악과 사법 리스크 대응을 위한 포석”이라고 야권은 반발했다. 초대 민정비서관에는 이동옥 행정안전부 대변인이, 사의를 표명한 이시원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의 후임으로는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이 각각 내정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을 찾아 김 수석 인선을 직접 발표하면서 “민정수석실을 설치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는데 민심 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했다”며 “민정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저도 고심을 했고 복원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석 신설이 자신의 ‘사법 리스크’ 대응 목적이라는 시선에는 “사법 리스크가 있다면 제가 해야 될 문제”라며 “저에 대해서 제기된 게 있다면 제가 설명하고 풀어야지 민정수석이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이뤄진 대통령실 개편에서 민정수석을 부활시킨 건 4·10총선 참패로 약화된 국정 운영 동력을 되살리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민정수석 산하에는 공직기강·법률·민정비서관이 배치된다. 이번에 신설되는 민정비서관실은 민심 청취와 여론 동향 파악 등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핵심 측근으로 대통령인사비서관을 지내다 4·10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경기 용인갑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이 전 비서관이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내정됐다. 검찰 출신 민정수석 아래의 비서관 2명이 검찰 출신으로 구성됨에 따라 사정기관에 대한 장악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공공기관 감찰, 친인척 관리 기능이 민정수석 아래에 유지되고, 공직기강비서관이 이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정수석실은 검찰, 경찰 등 사정기관을 통제하며 중앙집권적인 대통령제를 강화하는 데 활용돼 왔고 이번에도 그렇게 쓰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도 “검찰 사유화를 노린 민정수석실 부활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주장했다.

민심 듣는다며 檢출신 민정수석 임명… 野 “특검정국 대비용”

민정수석에 김주현 前법무차관
야권 ‘디올백 등 수사 컨트롤’ 해석… 尹, 주먹 쥐며 “민심 청취 강화” 반박
“어느 나라든 법률가가 정보부서 지휘”
與내부 “각종 특검 관련 조언할 수도”


“사법리스크가 있다면 제가 해야 될 문제이지, 제 문제를…. 저에 대해 (문제가) 제기된 게 있다면 제가 설명하고 풀어야지 민정수석이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임명하며 불거진 야권의 ‘사정기관 장악 논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설명 중간마다 주먹을 쥐거나 양손을 펴며 민심 청취 기능 강화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며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총선 참패 후 권력 누수 방지,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논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 국면에서 사정기관 컨트롤을 위한 ‘방패’로 활용하기 위해 민정수석을 부활했다는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향후 민정수석 기능이 어떻게 정립되고 기능하는지에 따라 윤 대통령이 기존 약속을 뒤집고 민정수석실을 부활한 데 대한 평가도 달라질 거라는 전망이다.

● 야권 “민정수석실 부활, 각종 특검 대비한 것”

대통령실은 민정수석실 신설에 대해 “연이어 추진하고 있는 인적 쇄신과 국정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기 위한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도 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김 수석 인선을 발표하면서 “민심 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해서 고심했다”며 “모든 정권에서 다 이유가 있어서 하는 것인데 민정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저도 고심을 했고 복원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총선 참패 원인, 새만금 잼버리 파행,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실패 등 취임 후 반복된 민심 청취 기능 실패를 두고 민정수석을 부활하라는 조언이 계속됐고, 결국 윤 대통령이 고심 끝에 결심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부활의 명분으로는 ‘민심 청취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들었지만 신임 수석에 검찰 조직을 꿰뚫고 있는 김 전 차관이 임명됨에 따라 ‘사정기관 장악 의도’라는 의심도 계속되고 있다. “총선 이후 여소야대 국면 돌파를 위해 각종 수사로 사정 정국을 조성하고, 김건희 여사 특검 등 각종 특검에 대비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이 각각 공직 감찰과 법무 검찰 인선에까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만큼 야권은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정보를 다루는 부서는 꼭 법률가가 지휘하면서 법치주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을 위해서 설치하는 것”이라며 “비서실장이 법률가가 아니기 때문에 공직기강 업무, 법률 업무를 조율하는 수석의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고 했다. 검사 출신의 민정수석 기용의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민정수석실의 기능들을) 협의해서 만들려고 한다”며 “민정수석의 경력을 보면 수사도 했지만 대부분이 기획업무였다”고 했다. 사정 기능이 민정수석실 부활의 핵심 포인트가 아님을 부각하려는 모습이다.

● 민정수석, 인사검증·감찰·민심 보고…“사정기관에 영향력”

김 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종전에 없던 민정비서관실을 새롭게 만들어서 주로 민심을 청취하는 기능을 한다. 공직기강, 법률비서관실을 이관받아서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현행처럼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최종적인 인사검증을 담당한다.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비위정보 수집 보고 업무도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엔 4·10총선 경기 용인갑에서 낙선한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선 ‘회전문 인사’ 논란도 제기하고 있다.

법률비서관실은 대통령실 업무나 부처와 관련된 법률 사안 검토, 사면·복권 등의 업무를 한다. 신설되는 민정비서관실은 민심 청취, 여론 동향을 파악한다. 윤 대통령은 민정비서관에 이동옥 행정안전부 대변인을 내정했는데, 사정기관 장악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업무 역량을 인정받은 관료 출신을 임명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사정업무를 담당하는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은 아직까진 신설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사정기관 관련 보고와 업무를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이 일정 부분 담당해 온 만큼 민정수석의 권력기관 장악력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 관계자는 “인사 검증, 법률 검토, 민심 청취의 기능이 합쳐진 민정수석실이 채 상병 특검법, 김 여사 특검법 등 각종 특검에 대한 조언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