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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호재·전무송·박정자·손숙·정동환… 이해랑상 수상자만 14명 나오는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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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6일 대학로아트센터서 개막

조선일보

내달 6일 개막하는 연극 '햄릿' 포스터. 이해랑연극상 수상자만 14명이 참여한 초호화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은다.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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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햄릿 때는 왕비 했는데 이번엔 떨어졌어요. 그래도 함께 연습하는 게 너무 행복해요.”(손숙, ‘배우2′ 역)

“보시다시피 이런 사람들하고 연극 안 하면 이 시대의 배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하하.”(이호재, ‘선왕’ 역)

“오늘도 호재 형, 무송이 형, 정자 누나, 숙이 누나, 이런 분들과 연습하는 게 너무 재밌습니다!”(박지일, ‘클로디어스’ 역)

이런 캐스팅은 사실 ‘반칙’이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연극 ‘햄릿’ 간담회. 내달 6일 서울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개막을 앞두고 마련된 자리에 모인 배우와 창작진은 그대로 한국 연극의 역사이자 현재이고 미래였다.

이번 ‘햄릿’엔 우리 연극계 최고의 영예로 꼽히는 이해랑 연극상 수상자만 14명이 참여한다. 이호재, 전무송, 박정자, 손숙, 김재건, 정동환, 김성녀, 손봉숙, 남명렬, 박지일, 길해연 등 배우 수상자만 11명. 연출 손진책, 무대 디자이너 이태섭, 프로듀서 박명성 등 창작진에도 이해랑상 수상자 3명이 포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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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연극 ‘햄릿’ 간담회에 참석한 배우와 창작진. 첫줄 왼쪽부터 손진책 연출, 김재건, 전무송, 이호재, 손숙, 정동환, 제작사 신시컴퍼니 대표 박명성 프로듀서, 박지일 배우, 둘째줄 왼쪽부터 이항나, 정경숙, 길해연, 박정자, 김성녀, 길용우, 손봉숙, 루나, 뒷줄 왼족부터 김명기, 남명렬, 이충주, 전수경, 강필석, 이승주, 정환, 이호철, 양승리.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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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초호화 캐스팅 연극의 ‘햄릿’ 역할은 젊은 배우 강필석과 이승주가 맡았다. 두 번째 ‘햄릿’을 맡은 강필석은 “역사적 순간에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습과 공연의 순간순간이 행복하다”고 했다. 이호재 배우가 “어제 어버이날이라고 이 친구가 나이든 사람들한테 선물을 다하더라”고 하자 모두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강필석과 더블 캐스팅돼 처음 ‘햄릿’으로 참여하는 이승주가 “제가 주문한 떡도 지금 오는 중”이라며 너스레를 떨자 다시 한 번 폭소가 터졌다. “중압감이 엄청났습니다. 매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차갑게 식으며 자신을 담금질하는 마음입니다. 부딪치고 깨질지언정 연습이 끝날 무렵엔 어떤 형태로든 햄릿을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다시 태어날 생각입니다.”

젊은 배우들의 뜨거운 결의만큼이나 노배우들의 탄탄한 자신감에서 나오는 여유도 매력적. 햄릿의 어머니 ‘거트루드’ 역의 김성녀 배우는 “함께 연습하는 것 만으로 나이가 10년은 없어지는 것 같다. 에너지와 행복감에 취해서 연습 중”이라고 했다. 햄릿 아버지의 왕좌를 빼앗은 숙부 클로디어스 역의 올해 이해랑연극상 수상자 박지일은 “이왕 햄릿을 시작했으니 다음엔 꼭 ‘햄릿’ 역을 해봐야겠다, 이런 꿈을 아직 갖고 있다”고 했다. 또 한 번 웃음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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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6일 서울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햄릿'에서 주인공 햄릿 역할을 맡은 배우 강필석(왼쪽)과 이승주.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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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햄릿’에서 ‘배우2′였다가 이번에 햄릿의 어머니 ‘거트루드’를 맡은 배우 길해연은 “제 나이가 올해 환갑인데 세번째 줄에 앉았다.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나이든다는 건 어딜 가도 책임지고 아는 적 해야 하는데, 여기선 부족한 점 다 드러내 보이고 가르침을 받을 수 있어요. 새로운 하루하루, 매 순간이 소중합니다.”

이번 ‘햄릿’엔 길용우, 정경순, 전수경, 박윤희, 이항나 등 탄탄한 중견 배우들이 정환, 김명기, 양승리, 이충주, 이호철, 루나 등 젊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오필리어 역에 단독 캐스팅된 걸그룹 보컬리스트 출신의 연기자 루나는 “존경하는 선생님, 선배님들께 배우는 자세로 준비해 공연에 누가 되지 않도록 성실히 임하겠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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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연극 ‘햄릿’ 간담회에 참석한 배우들. 첫줄 왼쪽부터 박정자, 전무송, 이호재, 손숙, 정동환, 둘째 줄 왼쪽부터 남명렬, 김성녀, 강필석, 이승주, 길용우, 손봉숙, 맨 뒷줄 왼쪽부터 이충주, 김명기, 전수경, 길해연, 이항나, 루나, 정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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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을 맡은 신시컴퍼니 대표 박명성 프로듀서는 “대가 선생님들과 중견 배우, 후진들이 함께 만드는 축제와 같은 연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손진책 연출은 “삶과 죽음은 우리의 영원한 화두이고, 햄릿의 테마는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고 할 것”이라며 “역설적으로 삶을 어떻게 진지하게 살아낼 것인가의 문제를 죽음에 대한 질문으로 더 적극적으로 반추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티켓은 6만~9만원.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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