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美 최고권위 퓰리처상 품은 최초의 한국계 작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인 노예 남편 아내’ 쓴 우일연

조선일보

6일 퓰리처상 전기(傳記) 부문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한국계 미국인 우일연 작가./Michael Wilson


“이 이야기는 매우 드라마틱하고 우일연 작가는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매우 능숙해서 때로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월스트리트저널)

전 세계 비평가들과 언론들이 극찬한 논픽션(비소설) ‘주인 노예 남편 아내’(Master Slave Husband Wife)를 쓴 한국계 미국인 우일연(Ilyon Woo) 작가가 미국 최대 권위를 가진 퓰리처상을 받았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6일 우 작가를 제108회 전기(傳記) 부문 공동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계 사진 기자가 언론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도서 부문에서 한국계 작가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한국계 미국인 작가 캐시 박 홍이 에세이 ‘마이너 필링스’로 일반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는 못했다.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주니어(1929~1968) 목사의 이야기를 다룬 ‘킹: 어 라이프(King: A Life)’를 쓴 조너선 에이그도 우 작가와 함께 전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1917년에 창설된 퓰리처상은 매년 뉴스와 보도사진 등 언론 부문과 문학과 드라마 등 예술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우 작가는 부모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 예일대에서 인문학 학사학위를, 컬럼비아 대학에서 영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아버지는 서울 종로구 환기미술관,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등 설계한 재미 건축가 우규승씨다.

조선일보

‘주인 노예 남편 아내’는 1848년 12월 노예제도가 있었던 미국 남부 조지아주(州)에서 노예제가 폐지된 북쪽으로 탈출을 감행한 노예 크래프트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논픽션으로 지난해 1월 출간됐다. 아내인 엘렌 크래프트는 장애가 있는 백인 남성 농장주로, 남편인 윌리엄 크래프트는 엘렌의 노예로 각각 변장한 뒤 증기선과 마차, 기차를 갈아타고 노예 현상금 사냥꾼, 군인들의 눈을 피해 북부까지 이동했다. 조지아주에 따르면 엘렌의 어머니는 흑인 노예였고 아버지는 백인 주인이었다. 엘렌의 피부색은 매우 밝아 백인 가족의 일원으로 오해받았고, 노예 목수였던 남편 윌리엄은 피부가 훨씬 어두웠다고 한다.

영국으로 이주한 크래프트 부부는 1860년 노예 생활과 탈출기를 담은 ‘자유를 위해 1000마일을 달리다(Running a Thousand Miles for Freedom)’라는 책을 내고 노예제 폐지 운동에 박차를 가했다. 작가는 ‘주인 노예 남편 아내’에 대해 “크래프트 부부의 이야기는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 가운데 하나”라면서 “이 책에는 그들의 사랑 이야기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의 사랑 등 다른 많은 종류의 사랑이 녹아 있다”고 했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생명, 자유, 모두를 위한 정의라는 미국의 핵심 교훈에 도전하는 미국의 러브 스토리”라고 평가했다.

조선일보

한국계 최초로 퓰리처상 전기(傳記) 부문에서 수상한 우일연 작가. 그가 작년 1월 낸 논픽션(비소설) ‘주인 노예 남편 아내’(Master Slave Husband Wife)는 19세기 중반 미국 남부 조지아주(州) 노예 크래프트 부부의 탈출기를 다뤄 베스트셀러가 됐다. /우일연 작가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일찌감치 언론과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노예에서 자유로 가는 장대한 여정을 담은 사랑과 자유에 관한 실화”라면서 이 책을 ‘2023년 최고의 책 10권’ 중 하나로 꼽았다. 더 뉴요커, 타임 등 다른 언론들과 시카고 공공 도서관 등도 이 책을 베스트셀러로 선정했다. 우 작가는 지난해 한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크래프트 부부의 선택 하나하나에서 끊임없이 영감을 받았다”면서 “그들이 끊임없이 도전하는 방식은 나에게 지속적으로 영감을 줬다”고 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뉴욕=윤주헌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