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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사'가는 소진공…중기부 '지원사격'vs주변 상인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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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시 업무면적·편의시설↑, 중기부 출장시간·임차관리비↓

오영주 중기부 장관 "직원들이 원하는 일…이전에 이견 없어"

뉴스1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전경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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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이 대전 원도심을 떠나 유성구에 새 둥지를 틀기 위해 이사를 간다. 소진공은 앞서 이사를 몇차례 시도했으나 원도심 주변 상인들과 지역 정치권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사옥 이전 역시 주변 상인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다만 이번에는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8일 관가에 따르면 소진공은 올해 6월 내로 대전 유성구 지족동 KB국민은행 건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추진 배경은 △업무 효율화 △기관 경비 절감 △복지 향상 등이다. 소진공은 여러 측면에서 검토를 거쳐 이점이 있다는 판단하에 신사옥을 유성구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소진공에 따르면 신사옥은 보안관리가 철저한 건물로 연한도 현재 입주한 공간 대비 10년 이상 감소한다. 업무 면적도 늘어나며 중기부와 접근성도 좋다. 출장 시간은 현재 왕복 120분에서 이전 시 40분으로 단축된다.

보증금은 현 사옥 10억 2000만 원에서 4억 9000만 원으로 줄어들며 연간 임차관리비도 현 17억 5000만 원에서 13억 2000만 원이 된다. 무료주차 공간도 확대돼 주차비 절감이 가능하고 회의실, 휴게시설 등 업무 및 편의시설도 확충할 수 있다. 소진공 직원 사옥 이전에 대한 직원 투표 결과 찬성률은 80% 이상이다.

소진공 측은 "사옥 이전으로 그동안 고생한 임직원의 근로 환경 개선, 업무 효율 확보를 통해 직원 역량 강화는 물론 복지 증진까지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진공은 그간 꾸준히 본부 이전을 추진해왔다. 박 이사장은 직원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며 대전과 세종 등 지역으로의 사옥 이전을 검토해왔지만 번번이 원도심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다.

소진공은 2022년 대전 유성구 소재 엑스포타워로의 이전을 위해 이사 계획을 수립했었으나 상인들과 정치권의 반발로 포기했다. 그해 중기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도 이전과 관련한 질타가 쏟아졌다.

이번에도 사옥 이전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원도심 상인들은 잔류를 촉구하며 박성효 이사장의 퇴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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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전 저지 투쟁위원회’가 2일 대전 중구 대흥동 소진공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박성효 이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24.5.2/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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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의 중심에는 대전상권발전위원회·대전상인연합회·중앙시장활성화구역상인회·은행동상점가상인회·대전경제실련 회원 등으로 구성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전 저지 투쟁위원회’가 있다. 위원회는 대전 원도심 상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주기적으로 집회를 열고 소진공 이전 철회와 박 이사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은 표를 의식해 상인회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입장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전날(7일) 소진공 이전과 관련해 기자실을 찾아 중기부에 항의 서한을 전달한 사실을 밝혔다. 아울러 박성효 이사장에 대해 "(과거 대전)시장을 한 것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소진공) 이사장 자격도 없다. 사퇴하는 것이 좋다"고 날을 세웠다.

다만 같은 대전시 관내로 이전하는 소진공에 대해 시장이 굳이 이렇게까지 날을 세워야 하는 이유가 무색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소진공이 사옥 이전 장소로 추진했던 사이언스파크의 경우 임대료라도 비쌌지만, 이번엔 임대료도 대폭 절감할 수 있고 이전 장소도 유성구로 대전 관내인데다 해당 상권의 부흥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중기부가 소진공의 사옥 이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부분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지난달 말 한 기자간담회에서 소진공 이전과 관련해 "많은 직원들이 이전을 희망하고 직원들의 업무가 늘어났다"며 "소진공에 역량 있는 직원이 올 수 있게 예산상 문제, 대전에서 거점을 옮기지 않는다는 측면 등 모든 걸 판단했을 때 특별히 주무부처로 (이전과 관련해) 이견을 제시해야 하는 건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진공 관계자는 "소진공 임직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지원금 및 손실보상, 저금리 대출 지원, 전기요금 특별지원까지 우리나라 730만 소상공인과 1800여 곳 전통시장·상점가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전국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준정부 기관이며 대전 지역을 지원하는 대전충청지역본부와 대전남부센터는 여전히 대전 중구에 위치해 있어 해당 지역(원도심) 지원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도심 지역민들의 상실감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상인회 위주로 이전에 관한 사항을 설명하고 있고 향후 이를 지속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소진공은 소상공인 육성과 전통시장·상점가 지원 및 상권활성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중기부 산하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이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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