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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시중은행에 영업 밀려…지방은행 ‘활로’ 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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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대구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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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건전성에 노란불이 들어온 지방은행들이 활로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지방은행보다 자금 조달 능력이 강한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지방 우량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외려 부동산 시장 등 지역 경기가 바닥이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건전성 하락 가능성은 여전하다.



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 등을 보면, 지방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과 연체율 상승이 뚜렷하다. 두 지표는 모두 자산 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대구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지난해 4분기 0.65%에서 올해 1분기 0.72%로 0.07%포인트 상승했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도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각각 0.02%포인트, 0.07%포인트 뛰었다. 이 비율은 전체 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 채권 등의 여신 비중을 가리킨다. 연체율 상승세는 좀더 가파르다. 대구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0.40%에서 올 1분기 0.93%로 두 배 넘게 뛰었고, 부산은행(0.48→0.62%)과 경남은행(0.34→0.45%)의 연체율 상승폭도 작지 않다.



시중은행도 같은 기간 건전성 지표가 악화했으나 그 폭은 지방은행이 좀더 크다. 이는 고금리 장기화 속에 지역별로 경기에 차이가 있는데다 지방은행의 거래 기업이 시중은행에 견줘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 예로 대구은행 건전성이 유독 좋지 않은 건 대구·경북 지역에서 활동하는 건설사들이 다른 지역에 견줘 미분양 등 부실 정도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자본 이탈 등 위기 국면에 다가가고 있다는 건 아니라는 게 당국의 진단이다.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과거 통계치 등과 비교하면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거나 증가 속도가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에프 대출도 선순위 대출인 경우가 많아 건전성에 당장 심각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활로 찾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건전성 지표 악화를 방어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가 우량 대출 확대인데 지방은행보다 한 수 위인 대형은행이 기업대출 영업 고삐를 바투 잡고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4대 시중은행과 농협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액(전월대비)은 지난 1월 약 2조8천억원에서 매달 불어나 지난 4월에는 약 11조원에 이른다.



한 지방은행 여신 담당자는 “시중은행들이 지방 기업대출 확대 정책을 내세우면서 공격적으로 영업하고 있다”며 “지방은행과 거래하고 있던 우량한 기업들이 시중은행으로 이탈하는 사례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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