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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한달 22만원 받는 대학원생 주말알바 뛰자…교수 반응이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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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22만원으로 부족해 주말알바 뛰는 대학원생

이를 안 교수 "풀타임 석사인데 돈 벌고 싶으면 관둬라"

대학원생 애로사항 1위 "부족한 금전적 보상"

대학원생 30%, 우울증 진단 받은 적 있어

한 대학원생이 주말에 아르바이트했다가 교수한테 꾸지람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주말에 아르바이트하는 거 지적당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석사 1학기 차라고 밝힌 대학원생 A씨는 "매달 인건비 22만원 받고 있다. 국가과제 프로젝트 참여율 10%로 22만원 책정됐다. 세후 20만640원"이라고 밝혔다.

A씨는 "도저히 생활이 안 돼 지난 4월부터 주말에 단기 아르바이트하고 있다. 가끔 금요일에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문제는 지도 교수의 반대였다. A씨는 "근데 지도 교수가 어찌 알았는지 '풀타임 석사로 들어왔으면 대학원 공부, 연구에 전념해라. 돈 많이 벌고 싶으면 대학원 때려치우고 직장 다녀라'라고 화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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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의 '학생연구노동자의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대학원생 10명 중 3명이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 뱅크]


그러면서 "지금 (인건비로) 식비, 핸드폰 요금, 차비, 자취방 월세 등 감당이 안 된다. 대학원생은 없이 살아야 하는 거냐. 돈 걱정 없이 연구, 공부에 전념하고 싶다"고 푸념했다. 이 같은 사연에 누리꾼은 "인건비 너무한다", "교수 자기가 생활비 대줄 것도 아니면서", "현실 감각 떨어지는 교수 많다", "22만원으로 어떻게 사냐", "저게 어떻게 임금이냐. 밥값도 안 나오겠다", "그야말로 현대판 노예", "진짜 돈이 좋아서 아르바이트하는 것도 아닌데", "2024년에 22만원 실화냐", "소년이 죄를 지으면 소년원에 가고, 대학생이 죄를 지으면 대학원에 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나 석사 때도 저랬다. 30만원 받았는데 그걸로 어떻게 사냐. 당시 교수가 부모한테 용돈 받아 생활하라 하더라. 저쪽 세계는 여전하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석·박사 학생연구원 월평균 인건비 지급액 각 63만원·9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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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발표된 '2021년 대학원 인건비 실태조사' 결과, 석·박사 학생연구원의 월평균 인건비 지급액이 각 63만원·9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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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연구개발 행정제도에 따라 인건비 계상률(연구 참여율)에 맞춰 적정인건비를 지급해야 한다며 2022년 3월 국가연구개발 행정제도 개선 기본지침을 마련하고 연구원 인건비 계상기준을 14년 만에 석사 220만원, 박사 300만원으로 상향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발표된 '2021년 대학원 인건비 실태조사' 결과, 석·박사 학생연구원의 월평균 인건비 지급액이 각 63만원·9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연구과제 수행 중 겪는 애로사항 1위 응답은 '나의 기여도 대비 부족한 금전적 보상(52.1%)'으로 나타났다. 적정인건비의 최대 상한선에 대해 석사과정은 평균 226만원, 박사과정은 평균 309만원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학원생의 학업과 생계 안전성을 보장을 위한 정부 정책도 나왔다. 정부는 지난 2월 국가 연구개발(R&D)에 참여하는 이공계 석사 과정 대학원생에는 최소 80만원, 박사 과정생에는 110만원씩 매달 일정 금액 지원을 보장하는 연구 생활장학금을 도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학원생들의 정신건강이 매우 취약하다는 설문조사도 있다.

지난 2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의 '학생 연구노동자의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대학원생 10명 중 3명이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현재 고정소득이 없거나, 노력과 보상의 불균형이 심할수록, 업무시간으로 인해 가정과 사회생활의 양립에 어려움을 겪을수록 우울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언어폭력이나 모욕적 행위를 경험한 비율은 각각 19.9%, 23.5%에 달했다. 40.4%는 지도교수와 갈등 혹은 불화가 발생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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