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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미술의 세계

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 국보급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오는 13일 일반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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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청자 바탕을 창공인 듯 여섯 마리의 학이 서로 군무를 펼치며 미소


매일경제

< 사진 제공 : 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 >


고려 상감청자는 세계 도자기사에서 가장 확실하게 우리의 기술과 아름다움을 인정받고 있는 한민족의 도자기 중의 도자기이다. 그런 상감청자 중에서도 이 작품은 이를 대표할 만한 최고 수준의 명품 중의 하나로 손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도자 및 고서화를 과학 감정하고 있는 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세운미술관, 관장 정세운)이 개인으로부터 소장 유물을 의뢰받아 그동안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최근 공개했다.

이 매병의 크기는 높이 34㎝, 입지름 5.5㎝, 밑지름 12.3㎝로 동시대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보면 기본에 충실한 작품이다.

고려청자 특유의 비색(翡色) 청자로 발전한 후 12세기 중엽에 고려만의 독특한 상감(象嵌) 기법이 도입되어 대략 13세기 전반까지 상감청자의 전성시대를 이루게 되는데, 이 청자상감운학문매병(靑磁象嵌雲鶴文梅甁)은 당시의 제각 기법과 형태, 유약의 광택, 문양, 번조 상태를 잘 반영하고 있는 최상급의 청자로 평가되며, 보존상태도 정밀 사진으로 관찰할 때 매우 양호해 보인다.

이 청자상감운학문매병(靑磁象嵌雲鶴文梅甁)은 좁고 짧은 구연 아래로 긴장감이 돌 정도로 팽창한 어깨부터 복부까지 팽만하다가 그 아래로 잘록한 하반부를 이루고 다시 저부에 이르러 살짝 벌어져 안정감을 준다.

어깨와 몸통 부분에 학과 구름무늬가 일정 간격으로 흑백 상감으로 장식되었으며, 살짝 벌어진 구연의 외면과 하단부에는 각각 흑색과 백색의 상감으로 번개무늬(뇌문) 띠를 돌렸을 뿐으로 문양이 간결하고 여백이 많아 오히려 품격을 높이고 있다.

어깨와 몸통 부분에 새겨진 여섯 마리의 학과 여섯 개의 구름무늬는 3단에 걸쳐 드문드문 배치하여 드넓고 시원한 하늘의 공간적 느낌을 준다. 비색의 청자 바탕이 창공이 되어 뭉게구름 사이로 하늘을 날고 있는 학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문양 구성과 공간 배치가 돋보인다.

단순 명료하게 그려진 문양은 대부분 백색으로 처리하고, 부분적으로 흑색으로 처리하였는데 상감 기법이 깔끔하면서도 세련미가 넘친다.

유약은 순청자를 보는 듯 매우 맑고 투명한 비색의 청자 유약을 전면에 걸쳐 일정한 색조로 입혀 번조하였다. 전체적으로 유약이 고르게 녹아 있어 광택이 좋고 문양이 선명하게 잘 드러나 있다.

밑바닥에는 가장자리에 폭 1㎝ 정도의 접지면을 남겨두고 약간 오목하게 깎아내 굽을 만들었다. 굽의 내면에는 5개의 규석 받침 흔적이 남아 있는데, 번조 후 규석 받침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남은 까칠한 흔적을 갈아낸 것으로 생각한다.

매일경제

< 사진 제공 : 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 >


이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국보 제68호로 지정된 간송미술관 소장 청자상감운학문매병과 비교하자면 크기는 작고 어깨의 팽만감도 덜하나, 여백의 美와 단순하고 세련된 기품이 뛰어난 작품이다.

또한, 국보 제116호로 지정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청자상감목단문표형병에 그려진 학을 표현한 것들과 비슷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어 청자상감이 유행하던 시기의 매병의 제작 기법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특히 이 작품과 쌍둥이처럼 닮은 것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보물 제1869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이 있어 상호 비교되어 보물의 가치가 더욱 생생하다. ‘전 청주대학교 박상일 교수’는 고려시대의 청자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상감기법으로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의 예는 흔하지 않으므로 더욱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하였다.

감정원 측은 오는 5월 13일부터 5월 20일까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 내 세운미술관에서 ‘청자상감운학문매병(靑磁象嵌雲鶴文梅甁)’을 일반인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이외에 보물급의 작품들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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