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예술가의 배고픔엔 국경이 없다"…생활고 시달리는 호주 예술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투데이

예술가는 호주에서 가장 교육 수준이 높은 근로자 중 하나지만, 실상은 기본적인 생활비도 충당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투데이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 호주에서 예술가가 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는 사실이 최근 발표된 전국적인 종합 연구 결과 밝혀졌다.

호주 에이비시(ABC) 뉴스는 7일(현지시간) 호주 문화부가 최근 발표한 '노동자로서의 예술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인용해 전문 예술가 중 거의 절반이 창작 활동으로 한화로 연간 800만원도 벌지 못하고 있으며, 5명 중 2명은 기본 생활비조차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예술가 10명 중 1명만이 창작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91%가량의 예술가들은 교육과 같은 다른 일을 통해 수입을 보충하고 있었다. 추가 수입을 감안해도 호주 예술가의 평균 수입은 연간 4500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26% 낮았다. 전문가들은 "예술가의 74%가 대학 학위를 마쳤지만, 이들의 연 수입은 비슷한 교육을 마친 다른 직종의 관리자나 전문직 종사자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창작 활동이 아닌 다른 일을 해야 하는 예술가의 비율도 크게 높아졌다. 예술가의 21%만이 창작 작업만으로 최소 소득 요구를 충족할 수 있었을 뿐, 43%는 예술과 비예술 분야의 모든 수입을 합쳐도 최저 생계비를 마련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창작 활동 외에 다른 예술 관련 직업에 종사하는 예술가의 비율은 2016년 40%에서 2023년 59%로 늘었다. 반면 비예술 작업에 종사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26%에서 56%로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전문 예술가 2명 중 1명은 지난 5년간 한 차례 이상 실업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저 생계비도 벌지 못하는 예술가가 40%를 넘기고 있지만, 예술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거의 변함이 없었다. 호주에서 일하는 예술가들의 총 숫자는 2016년 4만8000명에서 지난해 4만7000명으로 1000여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경제적으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분야는 음악가와 공예 전문가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곡가의 연 수입은 모든 예술 분야에서 가장 낮았으며, 음악과 공예 분야에서 일하는 예술가의 수는 199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득이 가장 높은 예술가는 연기자로, 이들의 연 수입 평균은 약 3000만원이었다.

예술가의 길이 힘들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여성의 예술 분야 참여는 많이 늘어났다. 여성 예술가의 비율은 2016년 51%에서 올해 65%로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다만 음악가와 작곡가 부문에서는 남성 비율이 각각 59%와 74%로, 여전히 여성보다 높았다. 성별 분포에서 가장 큰 변화는 배우와 감독의 여성 비율로 2016년 39%에서 올해 76%로 크게 늘었다.

데이비드 스로스비 보고서 책임 연구원은 "예술가의 지속 가능한 경력을 가로막는 주요 장벽은 창작 작업으로 인한 낮은 수입"이라며 "예술의 역할은 우리를 다시 하나로 모으고 서로 연결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소중히 여기고 그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