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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트럼프, ‘원치 않은 성관계’ 법정 증언 듣기만…휴정 시간에 “심리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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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7일 미국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스토미 대니얼스의 증언 모습을 바라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묘사한 삽화.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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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에 그의 성관계 상대이자 핵심 증인인 포르노 배우 출신이 나와 증언했다. 전직 대통령과 전직 포르노 배우의 ‘법정 해후’라는 초유의 상황과 선정적 소재가 많은 미국인들의 눈길을 잡아끈 가운데 치열한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7일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서 속개된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스토미 대니얼스는 3시간44분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성관계와 입막음용 돈 13만달러(약 1억7700만원)를 받은 경위를 자세히 진술했다. 앞서 맨해튼 검찰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대니얼스에게 함구 대가로 돈을 준 뒤 회사 장부에는 법률 비용으로 적은 것은 선거에 부정한 영향을 미치려는 중범죄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대니얼스는 2006년 네바다주 타호 호수 근처에서 골프를 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저녁 초대를 받아 찾아간 호텔 스위트룸에서 성관계를 한 상황을 상세히 묘사했다. 대니얼스는 위협을 받지는 않았으나 덩치가 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을 나가는 방향을 막고 밖에는 경호원들이 배치된 위압적 분위기에서 원하지 않는 관계를 맺었다고 증언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그는 성관계를 마치고는 “손이 너무 떨려 신발을 신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들은 성관계에 대한 “불필요한” 묘사는 삼가야 한다며 대니얼스의 증언 과정에 몇 차례나 끼어들어 이의를 제기했다. 또 재판과 관련이 없거나 배심원단에게 편견을 심어주는 발언들이 있다며 심리 무효를 주장했으나 재판을 주재한 후안 머천 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머천 판사는 대니얼스가 성관계 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한다며 일부 발언을 끊었다.



변호인 반대신문에서는 날카로운 문답과 신경전이 진행됐다. 수전 네클리스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미워하지 않냐”라고 묻자 대니얼스는 “그렇다”고 답했다. 대니얼스는 “그가 투옥되기를 바라냐”라는 질문에도 “그가 책임지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변호인들은 대니얼스가 “얘기를 지어냈다”거나 “돈을 벌려고 저런다”며 그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려고 애썼다. 대니얼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와 관련해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재판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도 돈이 많이 들었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가 증언하는 동안 묵묵히 들으면서 간간이 옆자리 변호사에게 귀엣말을 했다고 전했다. 법정에서는 말이 없던 그는 점심 휴정 시간에 소셜미디어에 “(검찰 쪽이) 너무 나갔다. 심리 무효!”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와의 성관계 사실을 부인해왔다. 또 ‘집사’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대니얼스에게 돈을 준 것은 대선을 염두에 둔 게 아니라 거짓 주장을 무마해 가정을 지키려는 뜻이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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