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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침팬치 탈출, 황조롱이 실종…대구 동물원 ‘우여곡절’ 끝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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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7년 여름 대구 달성공원에 사는 에조불곰이 사육사가 여름철 특식으로 준비한 얼음과자와 수박을 받아 이리저리 굴리며 먹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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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한 지 50년이 넘은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이 오는 2027년 수성구 대구대공원으로 이전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자이안트 판다 '푸바오'의 고향이자 대구시 자매도시인 중국 청두를 다녀오면서, 새로 단장하는 대구대공원에 판다가 올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도시개발공사는 8일 오전 11시 수성구 삼덕동 대구대공원 사업부지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하병문 대구시의회 부의장, 김대권 수성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열고 공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사업비 1조5000억원을 투입해 대구대공원에 동물원 외에 반려동물테마파크·산림레포츠시설·편의시설 등을 만들 예정이다.

중국 판다를 대구대공원으로 데려오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7일 “대구대공원 활성화를 위해 향후 판다를 대구로 데려오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며 “최근 판다 고장인 중국 쓰촨성 청두시 방문 때 성 관계자들에게 판다 대여를 요청했더니 중앙정부만 ‘오케이 ’하면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때 1500마리 넘는 동물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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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나무그늘 아래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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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공원 동물원은 국내에서 3번째로 조성된 동물원이다. 한국 최초의 동물원은 1909년 11월 1일 문을 연 창경원 동물원으로, 지금의 서울대공원 동물원이다. 이후 65년 부산에 이어 70년 대구 달성공원에 동물원이 들어섰다. 달성공원 동물원은 한때 1500마리가 넘는 동물을 유치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설이 노후화했다. 달성공원 동물원은 63년 국가지정 문화재 사적 제62호로 지정된 달성 토성 내에 있다. 일대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다 보니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또 93년부터 이전 계획이 나오면서 예산이 낭비될 수 있어 시설비를 투자하기도 까다로웠다.

현재 달성공원 동물원(12만6576㎡)에는 코끼리·침팬지뿐 아니라 호랑이·물개·늑대 등 77종 660여 마리가 산다. 그간 노후화와 시설 관리 문제로 소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 8월에는 침팬지 2마리가 탈출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당시 침팬지들은 사육장을 청소하던 사육사를 밀치고 탈출했는데 한 마리는 사육사들이 달래자 사육장 안으로 들어갔지만, 한 마리가 계속 배회하자 경찰이 마취총을 쐈다. 침팬지 탈출 과정에서 관람객 즉각 대피와 접근 차단 조치 등으로 일반 시민 피해는 없었지만, 마취 회복 중이던 한 마리가 기도 폐쇄에 따른 질식으로 폐사했다.



CCTV 없어 동물 실종 사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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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찍은 대구대공원 부지의 모습. [사진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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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에는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2마리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다음 날 아침 순찰을 하던 직원이 우리 잠금장치가 훼손된 것을 확인했지만, 공원 내 폐쇄회로TV(CCTV)가 없어 사건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결국 시비를 들여 CCTV를 설치했다. 2014년 4월에는 철망 파손으로 독수리 두 마리가 우리를 벗어나 잔디밭에 머물다 포획되는 일도 있었다. 동물보호단체가 끊임없이 “시설을 개선하거나, 하루빨리 이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이유다.

대구시는 대구대공원이 조성되면 인근 대구미술관·삼성라이온즈파크 등과 연계한 복합 여가 공간으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홍 시장은 “열악한 상황에 놓인 달성공원 동물을 대구대공원으로 옮기면 생활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대구대공원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쾌적한 시민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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