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시네마산책] 진화한 유인원의 성장담 그린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내용상 이전 삼부작의 후속이지만, 원작의 분위기 빌려와 차별화 시도

아시아투데이

8일 개봉한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인류의 시대가 끝나고 진화한 유인원이 지배하는 지구를 무대로 펼쳐진다./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투데이 조성준 기자 = 미국의 강경 보수 우파를 상징했던 배우 고(故) 찰턴 헤스턴 주연의 1968년작 '혹성탈출'은 인류의 암울한 미래를 그린 고전 명작이다. 유인원들이 지배하는 다른 행성에 착륙한 줄 알았던 우주비행사가 해안가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발견한 뒤 자신이 발 딛고 서 있는 곳이 바로 지구란 걸 뒤늦게 알고 울부짖는 모습은 영화사에 길이 남는 명장면이다.

'혹성탈출'을 프리퀄 형식으로 리부트한 시리즈의 시작이 2011년작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이었고, 이후 '…반격의 서막'과 '…종의 전쟁'이 2014년과 2017년 차례로 개봉하면서 인간과 유인원의 주종 관계가 바뀌게 된 경위와 과정이 모두 설명됐다. 앞서 원작과 '…진화의 시작' 사이에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하고 마크 월버그가 주연을 맡은 동명의 2001년작이 있지만, 버튼 감독이 후속작 연출을 거부해 시리즈가 아닌 단발성으로 끝났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8일 개봉한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리부트 3부작의 주인공 '시저'가 죽고 나서 수 세대가 흐른 뒤의 세상을 그린다. 시리즈로는 네 번째 작품이지만, 내용상으로는 또 다른 리부트의 출발인 셈이다.

유인원들의 봉기를 주도한 불멸의 선각자이자 지도자였던 '시저'가 한줌의 재로 사라진 뒤 유인원들은 세상의 주인으로 우뚝 선 반면, 인간들은 자신들이 만든 바이러스에 의해 지능과 언어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매사에 '시저'의 가르침을 강조하며 리더가 된 '프록시무스'는 평화롭게 사는 인근 마을의 유인원들을 생포해 노예처럼 부리고 인간들을 사냥하며 뭔가 모를 음모를 꾸민다. '프록시무스' 무리에 의해 아버지가 죽고 마을이 파괴된 또 다른 유인원 '노아'는 어머니와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떠난 길에서 만난 '라카'로부터 인류와 유인원의 공존을 꿈꿨던 '시저'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되고, 말을 할 줄 아는 인간 소녀 메이(프레이아 앨런)와 동행하며 서서히 각성하기 시작한다.

세계 최고의 시각특수효과(VFX) 스튜디오로 꼽히는 웨타 FX가 책임진 비주얼은 예상대로 뛰어나다. '이렇게 자연스러울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유인원의 표정 연기와 폐허로 변해버린 빌딩숲 등 2시간 25분의 러닝타임 중 35분 분량의 장면이 100% 컴퓨터 그래픽(CG)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는데, 아무리 봐도 흠을 찾아내기 어려울 정도의 수준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기술적 성취에 비해 극적 완성도는 살짝 평이하다. '노아'와 '메이'가 '프록시무스' 부하들에게 잡힌 채로 해안가를 걷는 장면 등을 삽입해 1968년작의 분위기를 가미하고 앞선 3부작과의 차별화를 꾀하려 애쓰지만, '노아'의 성장담에 집중하다 보니 흐름이 다소 완만해진다. 후속편에 대비한 빌드업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으나, 성질 급한 관객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할 단점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