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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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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지각생’ 애플의 반격…‘괴물 칩’ 아이패드에 서버용 칩 개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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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팀 쿡 애플 CEO.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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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위한 놀랍도록 강력한 장치다.”

애플이 AI용 고성능 반도체를 탑재한 신형 아이패드를 7일(현지시간) 선보였다. 이 회사는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도 개발 중이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AI 대전’에서 한 발 물러서 있던 애플이 본격적으로 몸을 풀기 시작한 것이다. 스마트폰·아이패드의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AI’에서 나아가, 자체 AI 구동칩 개발, 언어모델 구축에도 나서며 AI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애플은 이날 온라인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신형 ‘아이패드 프로’를 공개했다. 애플이 새로운 버전의 아이패드를 선보이는 건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아이패드 프로는 11인치와 13인치, 2가지 모델로 나온다. 두께가 5.1㎜로 기존 아이패드 모델 중 가장 얇다.

이날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된 신형 칩 ‘M4’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노트북 ‘맥북 프로’에 탑재한 M3칩의 후속 모델이다. 애플로서는 고성능 노트북보다 더 강력한 칩을 아이패드에 탑재하면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M4는 출시 전부터 강력한 성능을 지닌 ‘괴물 칩’으로 불리며 관심을 끌어모았다. 3나노미터 공정으로 만들어진 M4에는 AI 연산작업에 특화된 ‘뉴럴(신경망) 엔진’이 탑재됐다. 애플은 이 엔진이 초당 38조회에 달하는 연산 능력을 갖고 있다고 홍보했다. 이는 2017년 공개한 ‘A11 바이오닉’의 뉴럴 엔진보다 60배 빠른 속도다. 애플은 “M4의 신경 엔진은 오늘날 모든 AI PC의 신경망처리장치(NPU)보다 더 강력하다”며, 동영상에서 피사체와 배경을 자연스럽게 분리해내는 등의 다양한 생성형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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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신형 아이패드 프로. 애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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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라 애플은 데이터센터용 AI 칩도 개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은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AI 소프트웨어가 실행되도록 하는 칩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ACDC’를 진행 중이다. 애플이 설계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파트너인 대만 TSMC의 3나노 공정에서 생산한다. 내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칩은 AI ‘학습’보다는 ‘추론’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습용 AI 반도체는 방대한 데이터를 AI에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강력한 연산 기능이 요구되는 반면, 이 모델을 토대로 결과를 내놓는 추론용 칩은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과 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AI 학습 분야에서는 미국 엔비디아의 칩을 따라올 제품이 없다시피 하지만, 추론 분야는 문턱이 낮은 만큼 애플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삼성전자 등 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대체재’를 마련하는 모습이다.

애플은 지난해 초부터 ‘에이잭스’라는 이름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음성비서 ‘시리’를 강화하고 문서 요약·분석 같은 AI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를 iOS18 업데이트를 통해 구현하고,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6에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나 오픈AI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애플은 다음달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iOS18 기능을 공개할 예정이다.

애플은 챗GPT가 촉발한 AI 붐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경쟁사 삼성전자가 올해 초 최초의 AI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갤럭시 S24시리즈를 내놓았지만 애플은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비밀리에 준비해온 각종 AI 프로젝트들의 윤곽이 하나둘 드러나는 모습이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는 “애플은 AI를 자체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는 일종의 ‘보완재’로 여기고 있다”며 “그들의 목표는 AI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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