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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슬금슬금 오르는 '주담대 금리'…영끌족 속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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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금리 추이/그래픽=김현정


최근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족'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시장금리가 상승한 것이 영향을 줬다. 이와 함께 가계대출 잔액 관리가 필요한 은행들이 추가로 금리를 높였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력 주담대 혼합형(5년 고정) 금리는 3.42~5.74%로 지난 3월 말과 비교해 금리 상단과 하단이 각각 0.39%포인트(p), 0.33%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정형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3.38~5.28%에서 3.51~5.41%로 올랐다.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 상승은 준거금리로 쓰이는 은행채 5년물 금리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달 초 3.731%였던 5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지난 7일 3.819%까지 0.088%p 상승했다. 지난달 25일 은행채 5년물의 금리는 3.974%까지 올랐는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밀리면서 국내 시장금리가 들썩이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감 등으로 지난달 말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다가 최근 연내 금리 인하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시장금리가 다시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주담대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은행들의 금리 인상도 영향을 줬다. 지난 2일 NH농협은행은 5년 주기 변동 금리를 0.15%p 올렸고,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0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10%p 상향 조정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주담대 잔액은 540조990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11조원 증가했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GDP 성장률 내로 관리할 예정이다.

신용대출이 지난해 말보다 3.5%(3조6800억원) 줄면서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에 여유가 있지만 주담대 증가율(2.1%)이 2%를 넘어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달 말까지 5대 은행의 총 가계대출 증가율은 0.8%이지만 일부 은행은 2%를 넘어서기도 했다.

가계대출 증가 관리가 필요한 것은 인터넷전문은행도 마찬가지다. 이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대출 금리는 각각 3.824~5.769%, 3.94~5.95%로 5대 은행보다 높은 수준에 형성됐다. 지난 3월 신규로 취급된 평균 주담대 금리가 카카오뱅크 3.78%, 케이뱅크 4.04%인 것을 감안하면 두 달 사이 대출 금리가 뛰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큰 폭의 가계대출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당초 올해 2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은행들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1회에 그칠 것으로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2회에 걸쳐 기준금리 인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1회로 전망을 수정했다"며 "중동 리스크로 인한 물가 압력 등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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