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30 (목)

바이든 ‘러스트벨트’ 위스콘신에 AI센터 투자 발표…경합주서 노동자 표심 공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때 폭스콘 이곳서 투자 공약했다가 무산” 실패 강조

“전임 행정부 투자 실패, 우리는 달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 미 대선에서 최대 변수로 꼽히는 주요 경합주인 위스콘신주(州)의 동부 공업지대 라신(Racine)에 방문해 33억 달러(4조4880억원) 규모의 기업 투자 계획을 발표한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대표적 러스트 벨트(Rust Belt·제조업 쇠퇴 지역) 지역인 위스콘신에 대규모 AI(인공지능)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바이든은 이날 연설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 계획을 두고 “2300개의 임시 건설 일자리와 2000개의 영구 일자리가 창출될 예정”이라며 주요 경제 성과로 내세울 예정이다.

조선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플로리다주 탬파의 힐즈버러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격정적인 표정으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안방인 플로리다에서 연방 차원의 낙태권 복원을 약속하면서 '트럼프 심판론'을 띄웠다. /EPA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라신은 6년 전인 2018년 애플의 최대 협력사이자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 생산기업인 대만 폭스콘(Foxconn)이 1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착공식에 참석했던 곳이다. 그러나 실제 폭스콘은 약속한 금액의 10분의 1도 투자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바이든은 이날 “전임 행정부는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는 취지로 발언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이번 대선의 승부를 가를 주요 지역 경합주의 블루 칼라 표심(票心)을 선점하기 위한 민주·공화 양당 주요 후보간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백악관은 전날 사전 배포한 자료를 통해 “6년 전 폭스콘이 전임 행정부(트럼프 행정부)에 위스콘신 라신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바로 이 부지에 데이터센터가 건설된다. 위스콘신의 미래 산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수천명의 위스콘신 주민들에게 기술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라며 “과거 행정부의 실패한 정책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탈피해 AI, 청정 에너지, 반도체 등 분야에서 수천억 달러의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지난 2018년 6월 28일(현지 시각) 미국 위스콘주에서 열린 대만 폭스콘의 공장 기공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 왼쪽은 공화당 소속 위스콘신 주지사 스콧 워커, 오른쪽은 폭스콘 궈타이밍 회장. /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2018년 6월 폭스콘은 1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최초·최대 규모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제조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트럼프와 폭스콘 설립자 테리 궈(郭台銘) 전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이 열리기도 했다. 이 곳에서 1만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폭스콘은 약속한 투자를 하지 않았고, 결국 투자 규모가 작아 위스콘신주는 폭스콘에 대한 세제 혜택 기준을 대폭 낮췄다. 대규모 제조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던 부지는 썰렁하게 남아있다.

백악관은 “1960년대까지 위스콘신주 라신은 제조업이 성장을 주도했다”며 “그러나 점점 제조업이 쇠락해 일자리가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했다. 이어 “(이전 정부 당시 폭스콘 투자 발표로) 제조 공장을 짓기 위해 100채의 주택과 농장을 불도저로 부수고 5억 달러가 넘는 세금을 투자해 부지를 마련했음에도 투자는 실현되지 않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자와 달리 라신과 같은 지역사회를 방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백악관은 이날 ‘전임자(predecessor)’ ‘전 행정부’를 수차례 언급하면서 트럼프의 투자 유치 실패를 강조했다. 주요 대선 승부처인 위스콘신에서 두 후보 모두 ‘자국내 제조업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자신의 경제 공약을 차별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됐다.

백악관은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센터 투자와 함께 주 전역의 인력 투자도 병행한다”며 “2030년까지 1000명의 주민에게 AI·데이터 직무를 교육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아카데미를 만들고 최대 2000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센터 외에도 위스콘신에 ‘공동 혁신 연구소’를 설립해 비즈니스 교육 과정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라신 내 127만5000천㎡부지에 공사를 하기로 하고 최근 지역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년 7월 이전에 1단계 공사에 착수하고 2033년 7월 이전에 2단계 공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