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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LGD '마지막 LCD 공장' 中에 팔고 올레드에 화력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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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로에 선 제조업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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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에 대한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정부에 중국 공장 매각을 허가해 달라는 신청 의사를 전달한 것은 매각이 무르익었다는 방증이다.

중국 공장 매각에 나서는 LG디스플레이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LCD 공장에 적용된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 수출 및 보유 기관의 해외 인수·합병에 관한 사항은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도 2021년 중국 쑤저우 LCD 공장을 매각할 때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LCD가 국내 주력 기술이 아니라는 점과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선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위한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심사 과정에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은 LG디스플레이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지난 2014년 가동을 시작했다. 약 4조원이 투입됐고, 현재 두 개 라인을 통해 총 30만장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프리미엄 LCD에 적용되는 광시야각(IPS) 관련 기술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과열 경쟁으로 LCD 패널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생존을 모색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말 LCD TV 패널을 생산하는 파주 P7 공장의 가동 중단과 함께 TV용 LCD 패널 사업을 축소해 왔다.

LG디스플레이는 사업 구조를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재편하는 중이다. 광저우 공장의 LCD 공장을 매각하면 LCD TV 패널 사업은 완전히 정리하게 된다. 중국 광저우에 있는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 공장은 매각 대상이 아니다.

국내 기업의 마지막 LCD 패널 생산기지인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이 매각되면 한국의 LCD 산업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향후 BOE 등 중국 기업들이 LCD 생산을 독점하게 되면서 LCD의 가격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는 점은 국내 업체들에 부담스러운 요소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의 거센 도전 속에 이미 가격 경쟁력을 잃은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LCD 생산기지를 붙잡고 있는 것은 '악수'라고 입을 모았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은 중소형 분야에서 OLED 패널 생산을 시작했고, 막대한 투자에 돌입했다"면서 "LCD에 이어 OLED까지 따라잡히지 않으려면 차세대 패널을 중심으로 구조 변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저우 공장 매각 대금은 LG디스플레이가 새 먹거리로 육성 중인 중소형 OLED 사업을 위한 실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1조3308억원, 영업손실 2조5102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적자 폭을 크게 줄이며 실적 턴어라운드를 시작했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태블릿 신작은 OLED 패널을 적용해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을 개선시킬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8일 애플은 18개월 만에 신형 아이패드를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신제품 물량을 대거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패드와 스마트폰 효과가 겹치는 3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태블릿 등 중소형 OLED 시장 연간 점유율은 2021년 12.9%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이어 2022년 13.6%, 지난해 16.6%를 기록하며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특히 분기별로는 지난해 4분기에 첫 20%대인 22.1%를 기록해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차량용 OLED에서도 한발 앞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차량용 10인치 이상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에서 매출 기준 1위를 기록 중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돼 다른 디스플레이와 달리 안전 규격과 밝기, 터치 등에서 훨씬 엄격한 품질이 요구된다"면서 "중국 등 경쟁사들보다 기술력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침체됐던 TV 시장도 긴 잠에서 깨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옴디아는 올해 대형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전년 대비 7.4%, 면적 기준 11.1% 성장할 것으로 최근 전망치를 상향했다. 옴디아는 오는 7월 열리는 파리 올림픽이 새로운 수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니터용 OLED 패널 출하량도 지난해 83만대에서 올해 184만대로 약 12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21%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330만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옴디아는 예측했다.

[오찬종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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