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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김진기 한국경영과학회장 “일상이 된 AI, 바람직한 활용법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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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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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세계 각국이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술 경쟁에서는 숱한 빅테크 기업을 앞세운 미국이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이에 유럽연합(EU)은 AI법을 제정하며 거버넌스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으로 맞서는 듯한 모양새다. 여기에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참전하면서 새로운 경쟁 무대가 생겨나고 있다.

8일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와 한국경영과학회는 바람직한 AI 활용을 위한 정책 방향을 주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문가들이 참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축사를 맡은 김진기 한국경영과학회장은 “90년대에 많은 젊은 연구자들이 AI를 공부했다. 우리가 가진 리얼 데이터가 무언가를 예측하고 추론하기에는 너무 작기 때문에 AI로 인공 데이터를 만들어내면 더 정확하게 추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식으로 접근했는데, 당시에는 이걸 구현할 만한 컴퓨터가 없다는 한계에 부닥쳤다”고 회상했다.

또 “하지만 이제는 AI를 비롯해 이를 가능하게 하는 주변 기술이 발전했다. 생성형 AI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전문가의 영역이 아닌, 초등학생도 다룰 수 있는 기술이 됐다”며 “최근에는 딥페이크와 같은 부정적인 면모가 부각되고 있는데, AI가 더 바람직하게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세미나는 윤혜선 한양대학교 교수와 이승민 성균관대학교 교수의 기조발제 이후 곽동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손지윤 네이버 이사, 이희정 고려대학교 교수 등 등의 토론으로 구성됐다. 토론 사회를 맡은 것은 홍대식 서강대학교 교수다.

윤혜선 교수는 주요국의 AI 정책 추진 현황과 쟁점을 주제로 AI법을 발표한 유럽연합(EU)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영국, 중국, 일본 등 AI 거버넌스 구축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지금은 AI 거버넌스 춘추전국 시대라고 할 만큼 각국에서 AI 거버넌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큰 목적은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제도를 글로벌 표준이 되도록 하는 데 힘 쏟는 중”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가 특히 주목한 것은 EU와 미국이다. EU는 지난 3월 의회에서 AI법을 통과시켰다. 현재 발효가 임박된 해당법은 AI 기술 기반의 포괄적 규제 체계를 만든 것이 특징이다. 공공이나 민간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데, 활용 사례에 기반한 위험도를 측정해 위험도에 따른 차별적 규제를 도입했다.

미국도 AI 거버넌스 주도권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규범 관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기술과 인프라에 대한 위험성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EU와 차이점을 보인다.

윤 교수는 “EU보다 미국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AI가 활용되는 접점은 온라인 플랫폼이 될 텐데, 이 플랫폼에서 AI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대해 미국에서 논의가 이뤄지는 중”이라며 “AI의 위험성 관리라는 화두가 미국을 중심으로 모이고 있다. 영국의 경우 올해 4월 AI 안전연구소 협업 체계를 만들었다. 이런 변화 속 우리나라가 어떻게 포지셔닝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피력했다.

세미나에서는 지나치게 해외 정책을 따라가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김진기 학회장은 “정책 연구를 하다 보면 해외 사례를 많이 참고한다. 그 내용들을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이름 붙이곤 하는데, 사실 그들 스스로는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미국이나 유럽 모두 자신만의 국가 전략을 내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수 시장이 작은 우리나라 특성상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적합하진 않다. 그럼에도 우리 AI 산업의, 이용자의 편익을 위한 국가 전략, 정책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AI 법안 마련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국회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1월 이후 활동을 중단하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제21대 국회 임기인 5월29일까지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계류된 의안은 자동 폐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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