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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저도 살고 싶었습니다”…전세사기 8번째 사망 피해자 유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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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기자회견 전 묵념하는 전세사기 피해자들 - 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등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 ‘여덟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2024.5.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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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잘살고 싶었습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 전국대책위원회 등은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세사기 피해자 A씨의 유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대책위는 “고인의 목숨이 수많은 피해자를 살리는 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피해자를 추모한 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개된 유서에는 ‘빚으로만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돈 많은 시민만 살 수 있는 나라입니까? 저도 잘살고 싶었습니다’, ‘도와주지 않는 이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요’, ‘서민은 죽어야만 하나요’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30대 여성인 A씨는 전세사기 피해 이후 스스로 세상을 떠난 8번째 피해자다. A씨가 살았던 건물의 13가구는 현재 13억원 규모의 전세사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건물주가 전세금을 반환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해당 건물은 최근 12억여원 수준으로 감정평가액을 책정했지만 근저당이 9억원 정도 잡혀 있다.

대책위는 “고인은 현행 특별법의 사각지대인 다가구주택 후순위 임차인인 데다 소액 임차인에도 해당하지 않아 다른 채권자에 우선해 보증금을 돌려받는 최우선 변제금조차 받을 수 없었다”며 “보증금 8400만원을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달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로부터 요건이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전세사기 특별법상 피해자가 아닌 ‘피해자 등’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경매 개시 결정이 나온 사실을 확인한 A씨는 다시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한 이의신청을 진행 중이었으나 A씨가 숨진 당일 오후에야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로부터 피해자로 인정한다는 통보가 전달됐다.

김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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