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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철규 “악역 맡아달라더니” vs 배현진 “거짓”…친윤 분열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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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악역 맡아달라 말해놓고…”

원내대표 불출마 요구한 배 직격

배, 통화파일 올려 “거짓” 맞받아

국민의힘 ‘찐윤’(진짜 친윤석열) 이철규 의원과 ‘신(新)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배현진 의원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이 의원이 8일 자신의 원내대표 출마설과 관련해 “악역을 맡아 달라고 요구한 사람이 있다”고 말하며 배 의원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오자, 배 의원이 이 의원과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는 초강수를 두면서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왼쪽), 배현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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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자신은 원내대표 출마 생각이 없었는데, 일부 당선자가 자신에게 출마를 권유해 놓고 공개적으로는 불출마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몇몇 분은 (원내대표를) 해야 한다고, 악역을 맡아 달라고 제게 요구했다”며 “그런 분들에게 한 톤으로 똑같이 아니라는 것을 얘기했음에도 밖에 나가서 제3자가, 또 엉뚱한 사람이 이야기하듯이 (불출마해야 한다고) 말씀하실 때는 조금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해당 당선자가 배 의원이냐’고 묻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이름을 얘기 안 하겠다”며 “제 말에서 추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난달 26일 이 의원과 한 통화 녹음 파일을 올리고 “거짓을 사실로 만들고 주변 동료들을 초토화하는 나쁜 버릇”이라고 직격했다. 해당 녹취에는 이 의원이 “난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싫다. 그 대신에 누군가가 해야 하면, 총대를 메라면 하지만”이라고 말하자 배 의원이 “전 안 나오시는 게 맞다고 본다”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당의 진로를 놓고 시작된 친윤계의 분화가 총선 참패 이후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부 친윤들이 이 의원을 좌장으로 인정 못 하겠다는 상황이라 친윤계가 예전처럼 구심점을 갖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는 어려워졌다”며 “차기 전당대회에서부터 용산의 의견이 당에 곧이곧대로 전달되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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