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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쿠팡, 영업익 ‘61% 뚝’ 적자 전환…요금 58%인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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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본사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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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어닝 쇼크에 가까운 부진한 1분기(1~3월) 영업실적을 내놨다. 영업이익은 1년 전에 견줘 반토막이 났고 법인세 비용 등을 뺀 당기손익은 순손실로 나타났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등 중국 업체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 등 비용이 늘어난 데다, 지난해 말 인수한 플랫폼에서 손실이 크게 발생해서다.



미 증시에 상장된 쿠팡이 8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영업실적을 보면, 매출은 지난해 1분기에 견줘 28% 증가한 71억1400만달러(9조4505억원·분기 평균 환율 1328.45원)다. 반면 영업이익 4000만달러(약 531억)로 같은 기간 61% 감소했다. 외형은 성장했으나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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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건물 외관에 부착된 파페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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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업이익 감소(동기 대비)는 2022년 3분기에 흑자 전환한 이후 처음이다. 올 1분기 이익 규모는 전분기에 견줘서도 9천만달러 줄었다. 특히 법인세 비용 등을 뺀 당기손익은 -318억원으로 7개 분기만에 적자 전환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수준이다. 한 예로 미 투자은행 제이피모건이 예상한 쿠팡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약 300억원 더 늘어난 2060억원이었다. 예상과 실적 간의 차이가 약 1500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쿠팡 주가가 실적 발표 뒤 이뤄진 시간 외 거래에서 6~7% 하락한 약 21달러에 거래된 건 시장이 받은 충격을 보여준다.



쿠팡의 1분기 실적 부진은 지난해 말 인수한 명품 판매 플랫폼 ‘파페치’ 손실 영향이 크다. 파페치에서 발생한 손실(상각전영업이익 기준)은 411억원에 이른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실적 발표 뒤 컨퍼런스콜에서 “파페치에서 우리의 여정은 초기”라면서 “연말까지 연간 상각전영업이익이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년 가까이 파페치에선 이익을 기대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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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또 중국 업체의 국내 시장 공략에 대응하기 위한 상품·물류·마케팅 비용 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범석 의장은 “새로운 중국 커머스 업체의 한국 시장 진출은 업계의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과 소비자들이 클릭 한 번으로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빠르게 다른 쇼핑 옵션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며 경쟁이 격화되고 있음을 에둘러 설명했다. 또 대만 진출 사업의 부진도 영업실적 악화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쿠팡이 지난달 13일 유료회원인 와우멤버십 월 회비를 58.1% 인상한 것도 악화하는 수익성을 염두에 둔 조처로 풀이한다.



쿠팡은 이날 중국 업체 등에 맞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김 의장은 “대규모 물류 투자를 계속해 배송 속도를 더 높이고 도서·산간 지역을 포함한 오지까지 무료배송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을 포함한 국산 제조사 상품의 구매와 판매 규모를 지난해 130억달러(17조원)에서 올해 160억달러(22조원)으로 늘리고,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에 지난해보다 많은 40억달러(약 5조5천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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