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 시작으로 7월까지 검토…양국 관계격상 등 반영
美새우·철강업계 등 반대도 거세…바이든 '노조 표심' 공략과도 충돌
회담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쫑 베트남 서기장 |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이 베트남의 무역 지위를 현재 '비시장경제'(NME)에서 '시장경제'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사회주의 우방인 동시에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분쟁을 빚고 있는 베트남과 관계를 다져 중국을 견제하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베트남은 무역 지위가 격상할 경우 대미 수출품에 부과되는 징벌적 반(反)덤핑 관세를 낮출 수 있다. 이는 중국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다양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보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날 오후 워싱턴DC에서 베트남의 무역 지위 변경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상무부는 7월 말까지 검토를 마칠 계획이다.
베트남은 자국 경제 개혁 조치와 점차 긴밀해지는 양국관계 등을 반영해 비시장경제 지위를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베트남을 방문,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하기로 했다. 기존에 베트남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은 나라는 한국과 인도, 러시아, 중국 등 4개국뿐이었다.
미국이 비시장경제로 지정한 국가는 베트남과 중국, 러시아, 벨라루스 등 12개국이다. 이들은 덤핑 조사과정에서 시장경제국과 다른 적용을 받고, 일반적으로 높은 반덤핑관세가 부과된다.
상무부는 시장경제 지위를 결정할 때 통화 교환성, 노사 교섭에 따른 임금 결정 여부, 합작벤처 등 외국 투자 허용 수준, 생산에 대한 정부 통제 수준, 자원 분배 및 기업의 가격·생산 결정에 대한 정부 통제 수준 등의 기준을 적용한다.
전 주베트남 미 대사로 현재 미·아세안 비즈니스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테드 오시우스는 "베트남은 이미 시장경제"라며 "미국 기업들은 이미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을 인식하고 베트남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국 새우 수산업과 철강 노조는 베트남의 시장경제 지위 부여에 반대하고 있다.
전미철강노조(USW) 입법국장 로이 하우스먼은 이 같은 조치가 "미국 내 제조 기반을 침해하고 미국의 공급망 탄력성을 약화하며, 불공정하게 거래되는 중국 상품 유입 통로로서 베트남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남부새우연합(SSA)은 베트남의 토지 소유권 제한, 취약한 노동법, 낮은 새우 관세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미 상원의원 8명과 하원의원 31명도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에게 비슷한 주장을 하는 등 의회에서도 상당한 반대에 직면해있다. 이들은 베트남에 막대한 투자를 한 중국 국영 기업들이 미 관세를 더 쉽게 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베트남을 전략 동반자로 더 가깝게 만들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노력이 대선을 앞두고 철강노조 등 노조원의 표를 얻으려는 구상과 정면으로 부딪칠 것이라고 전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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