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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주식 40% 폭락시킬 기후재난…반도체는 타격, 여긴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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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지는 지구’ 시나리오별 투자법



■ 경제+

지구가 끓고 있습니다. 지난해 지구 평균 지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45도 올라 인류 역사상 가장 뜨거웠습니다. 파리 기후협정에서 정한, 기후 재난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 1.5도를 가뿐히 넘길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에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달 “전 세계에 적색경보를 발령한다”고 했지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해 미국이 기후 관련 재해로 929억 달러(약 127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기후 변화는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1. “2100년까지 기온 4도 상승”최악 시나리오 땐 자산 급락



날이 더우면 경제도 주저앉는다.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기존 작물들의 수확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에 따르면 일평균 기온이 15도 이상에서 1도 오를 때마다 평균 생산성이 1.7% 하락한다. 즉각적 영향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후 변화는 투자 대상의 가격을 예고없이 올리고 내린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머서는 ‘40년 후 기후 리스크로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 자산 가치가 가만히 있어도 40%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증시에 투자한 자산·업종은 과연 어떤 영향을 받을까.

중앙일보

정근영 디자이너


글로벌 컨설팅기업 머서가 분석한 구체적 영향을 짚어보자. 이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 자산 가치는 단기적으로는 낙관적 시나리오(2050년까지 기온 1.5도 상승)일 때, 비관적 시나리오(2100년까지 기온 4도 이상 상승)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녹색 경제로 가기 위한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주식 가치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 꾸준히 우상향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비관적 시나리오에선 주식 가치가 초반엔 올라가다 10~15년 이내에 급락기를 맞고, 40년 뒤엔 자산 가치가 기본 시나리오 대비 40%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 리스크 피해가 모든 지역에 똑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환경국은 2060년까지 세계 25개 국가 중 캐나다, 러시아만이 기후 변화로 국내총생산(GDP)에 긍정적 효과를 받을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는 날씨가 온화해져 오히려 관광수요가 늘어나 해수면 상승 등으로 인한 손실을 상쇄하고, 러시아 역시 기후 상승으로 사망률이 줄어들어 총생산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반면에 인도는 농업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으며 GDP가 4% 이상 꺼질 것으로 예측됐다.

중앙일보

김영희 디자이너


이는 전 세계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평균기온 상승으로 2035년까지 식량 가격은 연평균 0.9~3.2%씩 오를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을 작물로는 코코아·올리브오일·쌀·대두·감자가 꼽힌다. 실제 네슬레와 허쉬는 코코아 가격 급등에 주가가 1년 사이 각각 20.3%, 27.9% 추락했다.

기후변화는 해수면 상승과 빈번한 폭풍과 해일, 조석 변화를 동반한다. 인간이 쓸 수 있는 땅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특히 바다에 인접한 지역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는 지역별 부동산 가격 편차를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글로벌 보험 컨설팅기업 밀리만은 홍수 위험이 제대로 평가될 경우, 미국 주택 소유자 약 350만 명의 부동산 가치가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봤다. 미국 단독주택 시장에서 약 5200억 달러(약 714조원)가 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2. 잦은 홍수에 부동산 가치 하락반도체 업종은 ‘물부족 리스크’



에너지 수요는 시나리오별로 전망이 크게 달라진다. 기후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2010~2060년 사이 세계 냉방 전력 수요는 250%, 난방 전력 수요는 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심해질 경우 냉방 전력 수요는 330% 급증하는 반면, 난방 수요 증가는 16%에 그친다. 특히 가정 냉방 수요가 전체 냉방 에너지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까지(2060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중앙일보

정근영 디자이너


캐나다 뉴펀들랜드 메모리얼 대학은 올 초 강수량 변화가 반도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결과를 내놨다. 반도체는 웨이퍼 제작과 오염물질 제거, 냉각에 대량의 물을 쓰는 등 물 집약적인 산업이다. 연구팀은 2030~2040년 동안 기후변화가 어떻게 진행되든 기존 시설의 40%, 건설 중인 시설의 24~40%가 심각한 물 부족 리스크를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일례로 미국은 애리조나·아이다호·텍사스에 들어선 반도체 기업(인텔·TSMC·마이크론·삼성)이 물 부족 고위험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중앙일보

김주원 기자


기후변화 관련 주식투자 상품을 보자. 국내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 중엔 KRX기후변화솔루션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5개로 가장 많다. 기후변화솔루션 지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저탄소전환(LCT) 카테고리상 ‘솔루션즈’로 분류된 기업과, 저탄소 특허점수 상위 2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MSCI는 LCT 카테고리 기업의 저탄소 잠재력에 따라 솔루션즈·중립·운영전환·제품전환·좌초 다섯 가지로 분류하는데, 이 중 솔루션즈는 “저탄소 제품 및 서비스의 성장을 통해 이익을 얻을 잠재력이 있는” 기업으로, 통상 유틸리티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속한다.

저탄소 특허점수는 MSCI가 전 세계 저탄소 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정량화한 점수로, 국내에선 삼성SDI·현대차·LG케미칼 등이 상위 15위권 내에 들어가 있다. ‘KODEX KRX기후변화솔루션’의 경우 SK하이닉스(9.36%), 삼성전자(7.99%), 삼성SDI(7%) 등으로 구성된다.



3. “기후변화 ETF 살 생각이라면정책반영 신속한 액티브 유망”



한국거래소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와 함께 개발한 KRX/S&P 탄소효율 그린뉴딜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도 국내에 3개 출시돼 있다. 구성 종목 비중은 매출액 대비 탄소배출량, 탄소배출 정보 공개 여부, 기후정보 공시 여부 등에 따라 산출한다. 구성 종목은 삼성전자 비중이 약 30%로 압도적이다.

중앙일보

신재민 기자


기후변화 분야는 액티브 ETF를 추천하는 전문가가 유난히 많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기후 변화는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패시브 ETF는 전환 리스크를 바로바로 반영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액티브 ETF에는 ‘KoAct 글로벌기후테크인프라액티브’가 있다. 이 상품은 기후테크 인프라 산업 관련 키워드를 선정, 필터링해 종목을 구성하고 이들 기업에 대한 가치를 분석해 최종 종목과 비중을 조정한다. 순자산가치는 177억원, 최근 1년 수익률은 29.68%로 패시브에 비해 높다.

‘타임폴리오 탄소중립액티브’의 일부는 KRX기후변화솔루션 지수를 추종하고, 일부는 액티브로 운영하는 ETF다. 액티브의 경우 기후변화 관련 특허 보유 기업 중 기술력 점수(TSS) 상위 50% 이내고 기업 및 한국ESG기준원 환경등급 D를 제외한 기업 중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 추정치가 상위 50% 이내에 속하는 종목을 선정해 구성 종목을 짠다. 순자산가치는 83억원, 최근 1년 수익률은 16.6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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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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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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