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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라인의 아버지' 신중호, 이사회서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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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네이버 입김 지우기 본격화

머니투데이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가 8일 2023년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라인야후 컨퍼런스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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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글로벌메신저 라인 운영사 라인야후에 대한 네이버의 입김 지우기를 본격화했다. 라인의 모든 것을 만든 신중호 CPO(최고제품책임자)를 이사회에서 축출하고, 네이버에는 모회사 A홀딩스의 지분 매각을 강력히 요청했다. 그동안 네이버에 맡겨온 서비스 위탁관리도 순차적으로 종료하며 기술독립에 나선다고 천명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최고경영책임자)는 8일 열린 2023년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보안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강화하기 위해 사내이사를 1명 줄이고 사외이사를 늘려 독립적인 경영체제를 갖춘다"며 "신중호 CPO는 이사회에서 배제되지만 CPO 역할과 라인 서비스에 집중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데자와 CEO는 "경질로 여기지 말아달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지난해 11월의 라인 회원 51만명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대한 책임을 신 CPO에게 지게 하며 축출하는 모양새다. 이데자와 CEO는 "보안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사외이사를 늘리는 방안을 대주주들과 이전부터 얘기해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그동안 네이버에 위탁해온 서비스들을 순차적으로 종료할 예정으로, 기술적인 독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라인야후는 올해 150억엔(약 1317억원)을 들여 그동안 네이버클라우드에 위탁해온 IT서비스 인프라를 별도로 구축할 계획도 밝혔다.

이데자와 CEO는 네이버에 A홀딩스 지분 매각을 요청했다는 사실도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일본 정부의 '자본관계 재검토' 행정지도에 대해 언급하며 "네이버로부터 자본적인 지배관계를 받으면서 위탁관리 사항을 강하게 요구할 수 있겠느냐는 게 총무성의 행정지도가 내준 과제"라며 "종합적인 판단 아래 위탁처(네이버)에 자본관계의 변경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협의 중이며, 제가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라인야후의 대주주(64.5%)인 A홀딩스는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각 50%씩 지분을 보유 중이다.

라인의 초기 개발부터 현재 서비스 관리까지 총괄하는 신중호 CPO의 이사회 축출, 네이버 클라우드에 위탁하던 서비스 계약의 조기 종료에 이어 네이버의 A홀딩스 지분까지 매각을 요청하는 일련의 조치들은 라인야후에 드리워진 네이버의 영향을 철저히 배제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A홀딩스를 둘러싼 자본관계의 재검토는 네이버의 중장기적 전략 관점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은 기존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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