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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북한 ‘김씨 일가 우상화 주역’ 김기남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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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비서 등 핵심 직책 섭렵

김정은, 장례위원장 직접 맡아

세계일보

김일성·정일·정은 북한 3대 세습 기간 선전선동을 이끈 원로인 김기남(95·사진)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7일 사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기남 당 중앙위원회 고문이 전날 오후 10시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장례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고 했다. 장례위원회에는 김덕훈 내각 총리, 조용원 당 비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당과 의회 내각의 최고위직이 이름을 올렸다. 통신은 이날 김기남의 부고와 김정은 위원장의 조문 행보 등 관련 기사 5건을 게재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오랜 혁명가를 잃은 비통한 마음”으로 평양 보통강 구역 서장회관에 안치된 김기남의 영구를 8일 오전 2시에 찾아가 애도했다고 보도했다.

1929년 2월생인 김기남은 북한 역대 최고지도자 우상화의 최일선에 있던 인물이다. 최고지도자 우상화를 중심으로 한 역사 서술이 국가 및 체제 유지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북한에서 관련 핵심 직책을 모두 거쳤다. 1970년부터 당 중앙위 기관지인 ‘근로자’와 ‘노동신문’의 책임주필을 지냈다. 1985년 당 중앙위 선전부장, 비서, 당 역사연구소장을 맡았다. 2010년부터는 당 중앙위원회 비서 겸 선전선동부장, 고문을 지냈다.

통신은 “고난의 행군 시기 김정일 동지의 두리에 전체 인민을 더욱 굳게 묶어 세우고 사상의 위력으로 조국을 수호하는 데 공헌”했으며 김정은 시대 활약에 대해서는 “당의 지도간부, 혁명의 원로답게 김정은 동지의 사상과 영도를 무한한 헌신성으로 받들어 왔다”고 전했다. 1976년 10월부터 당 중앙위 후보위원 및 위원으로, 2010년 9월부터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으로, 2016년 6월 국무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최고인민회의 제6기부터 14기까지 대의원이었다.

2005년 8·15 민족대축전 참가차 북측 인원을 이끌고 서울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때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2009년 8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장례식에 북한 조문단 대표로 방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김기남의 출생지가 처음 공식 확인됐다. 부고 기사에서 김기남은 “강원도 원산시 부두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났다”고 기재됐다. 통일부는 과거 기록과 탈북민 증언 등을 종합해 마련한 정부 공식 북한 정보 데이터베이스인 ‘북한주요인물정보’에 김기남의 출생지를 ‘함경남도 금야군’으로 기재했지만 이날 북한 공식 발표에 따라 출생지를 수정할 예정이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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