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게이트웨이 테크니컬 대학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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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만일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에 나선다면 무기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지난주 선적을 중단한 걸로 알려진 2000파운드 폭탄을 언급하며 “가자에서 민간인들이 폭탄과 다른 공격방법에 의해 죽어가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아직 라파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들이 라파에 들어간다면 무기를 공급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스라엘이 아이언 돔과 최근 중동에서 발생한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도 “하지만 그것(라파 공격)은 잘못됐다. 우리는 무기와 포탄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인구 밀집 지역을 공격한다면 지원을 제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는 “나는 비비(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쟁 내각에 분명히 말했다”며 “만약 그들이 실제로 인구 밀집 지역에 간다면, 그들은 우리의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정부는 라파 지상전에 반대하며 이스라엘로 보내려 했던 고폭발성 폭탄 1회분의 선적을 중단한 바 있다. 미 언론들은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지원하려던 미국산 무기 선적을 일시 중단했다고 잇따라 보도했고, 미국 정부는 8일 이를 공식 인정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8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이 전쟁터에 있는 민간인들을 책임지고 보호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라파에서의 중대한 공격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처음부터 분명히 해왔다”며 “우리는 상황을 평가했고, 고폭발성 탄약 1회분 수송을 일시 중단(pause)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후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방침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커지자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며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형국이다.
미국 정부는 140만명 이상의 가자지구 피난민들이 집결해있는 라파에서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벌일 경우 민간인 피해가 극심할 수 있는 만큼, 신뢰할 만한 민간인 보호 계획이 없는 한 라파에서의 대규모 작전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이스라엘측에 전달해왔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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