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라파 공격을 막기 위해 압박을 강화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라파를 공격한다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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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라파에 진입한다면 나는 무기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란 걸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스라엘 전시 내각에도 (이스라엘군이 라파의) 인구 밀집 지역으로 진격한다면 그들은 우리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고도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공급했다가 현재 (인도를) 중단한 폭탄은 민간인을 살상하는 데 사용됐다”고도 지적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저고도 방공망인 ‘아이언돔’ 등 방어무기는 이스라엘에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이스라엘이 라파 지상전 수순에 들어가면서 미국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피란민 1400만명 이상이 밀집한 라파에서 지상전이 벌어진다면 인도적 재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스라엘은 기갑 부대로 라파 국경 검문소를 장악했으나, 아직 시가지로 진입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이미 이스라엘에 대한 고폭발성 폭탄과 정밀유도무기 인도 절차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상원에 출석해 “우리는 이스라엘이 전쟁터에 있는 민간인을 책임지고 보호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라파에서의 중대한 공격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처음부터 분명히 해왔다”며 “고폭발성 탄약 1회분 수송을 일시 중단했다”고 말했다. CNN은 미국의 무기 지원 중단 움직임에 이스라엘이 큰 불만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와 함께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이스라엘로 보내 네타냐후 총리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아직 라파 공격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하마스를 뿌리 뽑으려면 라파 지상 공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현재 이집트에서 진행 중인 인질 협상이 성과를 못 낸다면 라파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에 대한 책임론을 모면하기 위해 무리하게 라파 공격을 강행하는 것 아니냐고도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