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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12년간 숨기는데 지쳤다” 청각장애 고백한 英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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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지아 미첨.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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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모델 겸 배우 조지아 미첨이 12년 동안 청각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숨겨왔다고 털어놨다.

미첨은 8일 영국 SWNS와 인터뷰에서 “장애를 숨기는 것은 내가 지금까지 했던 일 중 가장 지치는 일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미첨은 생후 17개월부터 양쪽 귀에 보청기를 착용해왔다고 한다. 다만 자신의 정확한 진단명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는 “자라면서는 매일 분홍색의 반짝이는 보청기를 끼고 학교에 갔다”며 “그때는 장애를 숨겨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학생일 때는 자신감이 넘쳤다”며 “청각 장애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괴롭힘을 당한 적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부터는 장애를 숨겨왔다고 밝혔다. 그는 머리로 귀를 가리고 장애와 관련한 대화 주제를 피했다며 “내 청각 장애를 언급한다는 게 싫었다. 새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몰랐다”고 했다.

미첨은 18세에 모델 업계에 합류하면서 보청기 착용을 중단했다. 그는 “모델 일이 내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었고, 스스로를 다시 정의하고 싶었다”며 “보청기를 숨기는 것이 더 성공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작가와 영화감독의 지시를 따르기 위해 독순술을 익혔다고도 했다. 미첨은 “내내 다른 사람의 입술을 읽는 건 정신적으로 엄청 지치는 일이다”라며 “내 비밀을 숨기는 건 스스로를 땅 속에 가두는 것과도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미첨은 모델 겸 배우 활동을 이어온 지 12년 만에 자신의 장애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고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은 키 큰 금발 모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장애가 특정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이달부터 수어 수업을 들을 예정이다. 미첨은 “내 위치를 활용해, 내가 속한 업계의 청각장애인으로서 목소리를 높이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청기를 착용한 모델로 제 자신을 다시 소개하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며 “장애를 포용하는 사람으로서 이 새로운 장을 시작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했다.

한편 미첨은 영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분노의 질주: 홉스&쇼’ ‘원더우먼 1984′, 넷플릭스 시리즈 ‘그리셀다′ 등에 출연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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