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D.C.]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위원 : 바이든, 트럼프의 경제·무역 정책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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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 트럼프의 리턴 매치 확정 이후 통상 정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만약 트럼프 2기가 현실이 될 경우 미국의 통상무역 정책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대한민국 통상외교 총사령탑이었던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여기는 D.C.〉에서 자세히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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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바이드노믹스', 그러니까 바이든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본 철학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면 좋겠습니까?
A. 우리가 바이든의 경제 철학을 이해하려면 2016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때 사실 민주당 핵심 브레인들은 힐러리 대통령 다 된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까 트럼프가 됐지 않습니까? 중서부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가 이런 자유무역에 노출되면서 공장이 문 닫고 타운이 완전히 무너지고 민주당의 아성이라고 하는 데가 트럼프로 돌아서면서 뜻밖의 그런 결과가 나온 거거든요.
민주당 핵심 브레인들은 신자유주의 경제 철학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글로벌화로 인해서 소외받은 사람들에 대해서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런 자성이 일고 또 한편으로는 중국 정부는 산업 정책 등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데 미국 정부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그래서 2020년대 초반, 제이크 설리번 안보보좌관이 여러 군데 기고를 하는데요. 좀 보호주의적이기도 하고, 중국에 대해서 굉장히 강력한 견제 그리고 산업 정책 이런 밑그림이 이미 그때 그려진 겁니다.
바이든도 트럼프도 무역전쟁 '한마음'
Q. 진보 보수를 대표하는 두 당이 동시에 신자유주의에 반하는 쪽으로 정책 노선을 바꾼 계기가 따로 있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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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중국 팩터입니다. 중국이 2001년도에 WTO 가입을 했는데 그때 서방 세계에서는 중국이 좀 잘 살게 되고 이렇게 되면 민주화되면서 같이 잘 조화되면서 나갈 수 있겠지 그렇게 기대했는데 지금 보면 (중국이) 점차 권위주의적이고 정말 서구의 가치나 공동 번영을 보장할 수 있겠느냐 이런 회의가 들기 시작한 거죠.
오바마 말기부터 중국에 대한 경계론, 이게 CIA나 정보기관을 통해서 많이 올라와서 그때부터 경계하기 시작했는데 '2025년까지는 첨단 모든 산업에서 중국이 세계 제일이 되겠다' 하며 정부의 보조금을 때려 부으면서 서구를 더 자극하게 된 거죠.
Q.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시작했고 바이든이 오히려 더 확대했다, 이런 평가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A. 사실 트럼프는 무역전쟁을 시작했는데 바이든 와서는 이게 기술패권 전쟁 그리고 산업 보조금 경쟁 이렇게 확전된 그런 양상입니다. 트럼프는 주로 관세를 활용해서 거기다가 환율을 활용해서 원산지 규정 이런 걸 수장 비용을 높게 해 놓고 글로벌 기업들로 하여금 무역보다는 그냥 투자하는 식으로 유도한 게 트럼프라고 한다고 그러면, 바이든의 경우에는 이 산업 정책, 반도체 그리고 배터리 이런 쪽에 공장을 짓는 데 있어서 엄청난 보조금을 주면서, 그리고 과거에는 중국보다 한두 세대만 앞서 나가면 된다 했는데 지금은 이제 최대한 격차를 벌려야 한다. '스몰 야드(Small yard), 하이 펜스(High fence)' 얘기 많이 듣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마당은 좁게 하고 담벼락은 높게 하고 그게 기술 통제 보호 정책의 상징적인 원칙이거든요. 핵심 기술이 중국으로 흘러가지 않게 엄청나게 아주 타이트하게 컨트롤을 하면서… 목표는 비슷한데 정책 수단을 보면 바이든과 트럼프 간에 이렇게 차이가 좀 있죠.
무역 이론도 예상 못한 중국…대응법 있나
Q. 중국산 제품이 전기차라든가 배터리 이런 것들은 미국보다도 훨씬 기술이 진전되어 있는 거거든요. 엄청나게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서 과잉 생산이 되고 헐값으로 그냥 밀어내기 수출이 되다 보니까 여러 나라에서 지금 홍역을 겪는 거죠.
A. 사실 이것은 미중 간의 문제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도 관련이 되고 철강, 화학, EV, 배터리, 반도체 등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있어서 중국이 손을 대는 데는 엄청난 자원과 효율성과 엄청난 대량생산을 통해서 전 세계 시장을 그냥 휩쓰니까 시스템적으로 글로벌 경제 차원에서 솔루션이 나와야 됩니다.
Q. 그러면 전 세계가 합심해서 중국에 대해서 제한을 가하자, 이런 말씀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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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역사적인 선례가 있는데 1985년도에 플라자 합의라고 그 당시에는 일본이 그랬거든요. 일본이 그냥 무섭게 이렇게 성장하면서 엄청난 값싸고 질 좋은 그런 제품들을 쏟아내니까 미국도 많이 긴장하고 일본이 몰려오고 있다. 몇 개 국가가 모여서 환율 조정 협상을 했어요. 그래서 1985년도에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 모여서 특히 엔화는 평가절상 거의 두 배로 가격이 뛰었죠. 일본은 그 당시에 글로벌 경제 시스템 하에서 좀 조화적으로 문제 해결 방안을 찾은 거죠.
지금 과연 그러면 중국이 그렇게 현 글로벌 경제 시스템 하에서 그것을 존중하는 내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할 거냐 아니면 정말 패권 경쟁으로 계속 나갈 것이냐 이게 굉장히 글로벌 경제에서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그런데 트럼프도 '바이든2'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미국의 달러가 지금 평가가 너무 높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 달러 평가절하를 하면서 또 한 번의 '플라자 2' 같은 관세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그런 얘기들이 들리고 사실 우리 피터슨연구소에서도, '약 2026년 정도에 플라자 2가 가능하다. 그럴 경우에는 한국도 비슷한 국가들끼리 같이 대응하는 그래서 다자적인(Pluralateral) 그런 해결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런 발표를 했었습니다.
Q. 그런 상황이 올지 안 올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만약에 온다면 우리 정부도 상당히 절묘한 선택을 좀 해야 되겠네요.
A. 굉장히 커다란 파급 효과가 있겠죠.
'바이든 vs 트럼프'는 '단검 vs 장검'
Q.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국내 육성을 위해서 막 돈을 쏟아붓고 있지 않습니까? 인텔에 얼마 TSMC 얼마 삼성에 8조 얼마 이렇게 주고 마지막에 마이크론까지 이렇게 줬는데 이렇게 보조금을 주고 어쨌든 이 첨단 반도체를 미국에서 만들겠다, 이런 구상인데 이게 만약에 트럼프로 바뀐다 했을 때 이 구상이 유지될 거라고 보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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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런 게 한 번 만들어지면 없어지기는 어렵습니다. 미국의 정치 구조상 기존에 이렇게 만들어진 거대한 법안이 없어지기는 어렵다고 봐야 됩니다. 오히려 지금 2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칩스법(Chips Act) 2' 미국의 어떤 서플라이 체인으로 융성하게 발전이 되려면 '액트 2'가 필요하다. 이런 얘기들도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나 AI 이런 측면에 있어서는 바이든건 트럼프건 그렇게 큰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Q. 트럼프와 바이든의 대비되는 것 중에 하나가 기후변화나 환경을 바라보는 시각도 좀 많이 다르지 않습니까?
A. 그렇죠 트럼프 같은 경우는 '기후변화 이런 환경 이런 게 다 사기다' 그렇게 아주 공공연하게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부분은 굉장히 유턴 가능성이 높죠. 사실 전기차라든가 배터리 이런 부분들은 우리 기업들도 엄청나게 많이 투자를 했는데 사실 이게 완전히 엎어지지는 않더라도 약간의 후퇴 이런 게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리스크가 큰 거고 바이든의 경우에는 2기가 되면 이런 기후변화라든가 이런 부분은 굉장히 더 강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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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지금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라는 게 2026년부터 시작이 되는데 사실 미국 내에서는 공화당은 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소극적이고 민주당은 좀 더 적극적이고 이랬었지만 지금 정치가 교묘하게 작용을 해서 앞으로 다음 미국 의회에서는 통과될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공화당 쪽에서도 이걸 보호무역주의 측면에서 접근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대부분 미국의 산업은 중국이나 다른 개도국에서 오는 수출품에 비해서는 탄소 배출량 이런 게 낮은데 그러다 보니 그러면 국경에서 그냥 세금을 때려버리자, 이런 움직임이 있거든요. 탄소국경조정제도를 국경에서 때려버리면 또 새로운 세원이 확보가 될 수 있거든요.
Q. 친환경이어서 친환경 정책이 아니라 친환경을 빌미로.
A. 국내 업자들한테는 비용 부과하지 않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것에만 때리겠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것도 보호무역주의적인 측면이 있는 거죠. 이게 다 '아메리카 퍼스트' 그런 콘셉트에서 다 나오는 거죠.
Q. 실제 중국이 좋아하는 거는 트럼프 정책 쪽보다는 바이든 정책 쪽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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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얼마 전에 뉴욕타임스에도 중국은 오히려 트럼프가 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 이런 기사가 난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비유를 하자면 트럼프는 장검, 바이든은 단검입니다. 장검 같은 경우는 한 번 휘두르면 엄청 위협적이고 또 아주 치명적일 수 있는데 또 헛스윙도 많이 하지 않습니까? 트럼프 같은 경우에는 말은 굉장히 아주 터프하고 굉장히 매파적이고(hawkish) 이렇게 하는데 실제로 제도적인 측면에서 중국을 규제하고 하는 부분은 사실 바이든보다는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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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바이든의 경우에는 제가 단도라고 표현한 게 영어 표현에 'Death by thousand cuts' 이게 있거든요. 조금씩 자근자근자근 이렇게 상처를 내면서 1천 번을 죽을 때까지... 얼마나 고통스럽습니까. 수출 통제나 규제들을 보면 기술별로 이건 수출된다 안 된다 그리고 그렇게 굉장히 아주 정교하고 세부적으로 들어가 있거든요.
Q. 복싱으로 치면 어퍼컷 한 방이냐 잽 1천 번이냐. 한 번 피하면 되는데 잽 1천 번 맞으면 괴로워가지고.
A. 네 맞습니다. 바이든 같은 경우는 어떤 이념과 원칙에 따라서 아주 제도적으로 접근을 하는 반면 트럼프는 좀 기분파인 거죠. 상호 간에 어떤 비즈니스, 상업적 이익(commercial interest)이나 그런 게 있으면 그냥 통 크게 이런 측면이 있다고.
Q. 왠지 또 트럼프는 왜 그 톱다운으로 과장들이 보고서 쓰는 거 말고 사장들이 만나서 술 한 잔 하면서 그냥 풀어라. 뭐 이런 것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느낌이 있고요.
A. 그렇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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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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