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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애플 팀 쿡 ‘후계자’ 얘기 나온다고?[세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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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내에서 후계자 나오길 바라”

아이폰 매출 저하에 규제 리스크까지 ‘첩첩산중’

윌리엄스 COO, 터너스 엔지니어링 책임자 등 거론

헤럴드경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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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아이폰 등 주력 상품의 판매량 저하와 미국·유럽연합(EU)의 반독점 규제 등 애플에 여러 악재가 겹친 가운데 누가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후계자가 될 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011년 스티브 잡스로부터 CEO 자리를 물려받아 취임한 팀 쿡은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CEO의 평균 재직 기간보다 오래 CEO 자리에 있었고 이미 63세의 나이에 이르렀다”면서 “그의 뒤를 이어 오랫동안 경영할 만한 후계자가 없어 상황이 복잡하다”고 보도했다.

갑작스레 애플의 차기 CEO 후보 논의가 나온 것은 지난해 11월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쿡 CEO가 승계에 대한 원칙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내 임무는 여러 사람이 CEO 역할에 성공할 수 있도록 준비를 시키는 것이고 그런 사람이 애플 내부에서 나오길 바란다”면서 내부 승계 원칙을 확인했다.

20년 간 애플을 집중 분석해 온 자산운용사 샌포드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쿡 CEO의 승계 문제가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 화두가 됐다”며 “현재 경영진 명단에서는 후계자가 뚜렷하게 잡히지 않으면서 애플이 과연 포괄적이고 신중한 승계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쿡 CEO는 전임자인 잡스 시절 함께 일해 온 경영진을 큰 변화 없이 현재까지 이어왔다. 아이맥과 아이폰, 아이팟 등을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한 조너선 아이브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2019년 퇴사한 것과 안젤라 아렌츠 리테일 책임자의 합류 및 퇴사를 제외하면 13여 년 간 팀 쿡 체제의 큰 변화는 없었다.

문제는 현재 애플이 새로운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 난관에 처해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애플은 전년 대비 매출이 4% 줄어든 907억 5000만달러에 그치고 순이익도 236억4000만달러로 2% 감소하는 등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는 아이폰이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부진을 겪으면서 10% 이상 줄었고 아이패드 매출액(55억6000만달러)도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2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쿡 CEO는 “한 자릿수의 낮은 성장을 예상한다”고 털어놨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부진을 메울 새로운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플이 신형 아이패드에 인공지능(AI) 성능을 강화할 M4 칩을 탑재했지만 정작 챗GPT와 같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에는 뒤처져 있다는 게 전반적인 시장의 평가다.

10년 간 100억달러의 거액을 쏟아부었던 자율주행 차량 개발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고 ‘공간 컴퓨팅’이라는 생소한 용어로 제시한 비전 프로 제품은 아직 시장 반응이 미지근하다.

게다가 미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고 EU는 애플이 디지털 시장법을 준수하는지 조사에 착수하는 등 규제 리스크도 점증하고 있다.

결국 13년 동안 유지해 온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마이크로소프트(MS)에게 내주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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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윌리엄스(맨 왼쪽)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애플스토어에서 고객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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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내부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쿡 CEO가 물러날 경우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윌리엄스 COO는 잡스 이후 CEO 자리를 두고 쿡과 경쟁한 바 있다. 그는 팀 쿡 체제의 첫 주요 신제품인 애플 워치의 출시를 이끌었고 2019년에는 아이브의 후임으로 제품 디자인도 책임지게 됐다.

그러나 윌리엄스 COO의 나이도 61세인 만큼 장기적으로 애플을 끌고 나갈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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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1월 10일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존 터너스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책임자가 M1 칩셋의 성능을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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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존 터너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책임자도 유력한 후계자로 꼽힌다.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 에어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인물이다. 애플이 항상 제품의 혁신을 강조해 온 만큼 엔지니어링 전문가가 CEO로 승진하는 게 자연스럽다는 논리다. 크리스토퍼 스트링거 전 애플 하드웨어 디자이너는 “터너스는 ‘신뢰할 수 있는 손’이며 맡은 어떤 역할에서도 실패한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의 나이가 49세에 불과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CEO 자리에 맞느냐는 회의론도 존재한다.

애플이 빅테크 업계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인재를 수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애플 관계자는 “IBM과 같은 처지가 되지 않으려면 누군가 진정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밖에서 들어와야 한다”면서도 “그게 누구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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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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