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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강대국 정치에 저항"…시진핑, 스트롱맨 헝가리 오르반 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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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방문 앞두고 현지 매체에 서한 게재…"고난 함께 했다"

"중동부 유럽-중국 관계 심화 도움"…헝가리에 中전기차 공장 계획 논의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지막 방문국인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를 한껏 치켜세웠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지만 친중국, 친러시아 행보를 하는 헝가리의 외교정책을 칭찬하며 양국의 우호 관계를 강조한 것으로,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분열 심화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헝가리 총리와 악수하는 시진핑
(부다페스트 AP=연합뉴스) 유럽을 순방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공항에 도착해 영접을 나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시 주석은 앞서 프랑스와 세르비아를 방문했다. 2024.05.09 passion@yna.co.kr


시 주석은 8일(현지시간) 사흘간의 헝가리 방문을 앞두고 현지 일간 '마자르 넴제트'에 실린 서한에서 "양국이 역내 협력을 주도해야 한다"며 헝가리가 중·동부 유럽 국가들과 중국의 관계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불안한 국제 관계 속에서 함께 고난을 겪었고 강대국 정치에 저항했다"며 "우리는 주권 국가들이 다른 나라와 독립적으로 우호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각자의 길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는 유럽 국가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오래 재임 중인 오르반 총리가 EU, 미국, 나토의 압력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언급한 것으로 FT는 해석했다.

동유럽의 '스트롱맨'으로 꼽히는 오르반 총리는 지난 3일 "유럽의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갈등에 더 깊이 휘말리면서 세계대전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하려는 유럽 국가들을 비판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에 EU 정상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했다.

그는 이 포럼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회담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을 만난 것이다.

연합뉴스

세르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하는 시진핑
(베오그라드 신화=연합뉴스) 유럽을 순방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세번째)이 8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왼쪽 세번째)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은 세르비아 방문을 마친 뒤 다음 순방지인 헝가리로 떠났다. 2024.05.09 passion@yna.co.kr


중국은 헝가리를 유럽에서 가장 가까운 파트너로 간주하고 아낌없는 투자를 약속했다고 FT는 전했다.

현재 논의 중인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는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와 배터리업체 CATL의 투자에 이은 중국 창청자동차(GWM)의 전기차 공장 건설이라고 중국 관리들은 밝혔다.

씨야트로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시 주석이 이번 방문 때 전기차 공장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는 보도는 시기상조이지만 양국 간에 기반시설과 건설, 에너지, 산업 부문을 망라하는 최소 16건의 협정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시 주석은 7일부티 이틀간의 세르비아 방문 때는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미래를 공유하는 중국·세르비아 공동체'의 창설에 관한 공동 성명에 서명했다.

미국의 헤게모니에 반대하는 국가들의 연합을 구축하려는 중국의 노력에 부치치 대통령의 지지를 끌어낸 것이다.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는 세르비아는 시 주석을 극진히 환대했다.

시 주석은 지난 6일 이번 순방의 첫 방문국인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용해 제3국을 비방하거나 '신냉전'을 부추기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과 EU 간 무역 갈등에 대해선 "무역 문제의 정치화, 이데올로기화, 범 세계화에 반대한다"며 "경제, 무역 협력의 핵심 파트너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유럽 방문은 5년여 만으로 EU가 중국을 상대로 안보·경제 부문에서 견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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