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기준 168억4000만 달러…“상반기 전망치 85% 수준, 상향 조정성 있어”
“수출 회복세 상당히 좋아, IT품목·IT 품목 이외 수출 증가세도 이어져”
“4월 통관무역수지 흑자폭 감소 추이…원유 도입단가 상승도 주의해서 봐야”
한국은행이 경상수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1분기까지 실적이 상반기 전망치의 85% 수준에 이른 점을 고려할 때 전망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3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왼쪽부터 이영우 국제수지팀 과장, 신승철 경제통계국장, 문혜정 국제수지팀장, 안용비 국제수지팀 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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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4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전월보다 7000만 달러 증가한 69억3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작년 5월 이후 11개월 연속 흑자다. 1분기 기준으로는 168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은은 2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를 198억 달러로 예상했다. 하반기는 322억 달러, 연간은 520억 달러로 각각 전망했다. 2분기 집계를 반영하기도 전에 1분기 경상수지 규모가 상반기 전망치의 절반을 넘어선 85%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상품수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1분기 상품수지는 189억4000만 달러 흑자로 상반기 전망치 280억 달러의 67.6% 수준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분기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68억400만 달러로 2월에 조사국에서 전망한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치의 85% 수준에 이를 정도로 실적 좋았다”며 “연간으로도 520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는데 지금으로 보면 상향 조정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전분기 대비)을 1.3%로 발표했다. 시장의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당초 한은의 상반기 GDP 증가율은 2.2%(하반기 2.0%, 연간 2.1%)로 전망했다. 1분기 GDP가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GDP 전망치도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은은 이달 23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같은날 수정 경제전망도 함께 발표한다.
1분기 경상수지 호조는 수출 회복세 영향을 받았다. 3월 상품수지는 80억9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 흑자 전환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189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중 수출은 582억7000만 달러(1분기 기준 1656억6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0% 증가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34.5%), 정보통신기기(7.9%), 석유제품(3.3%)은 증가했으나 승용차(-5.7%), 기계류·정밀기기(-6.6%) 등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 12.7% △미국 11.6% △중국 0.4% 등은 각각 증가했다. 반면 일본(-12.0%), EU(-6.7%)는 감소했다.
수입은 501억8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3.1%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 등으로 원자재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품목별로 보면 원자재(-18.4%), 자본재(-3.5%), 소비재(-9.5%) 등으로 하락했다.
신승철 국장은 “전반적으로 우리 수출 회복세가 상당히 좋다”며 “특히 IT 품목의 경우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IT 품목 이외에도 자동차, 선박, 일반 기기 등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4월 기준으로도 통관기준을 보면 주력 수출 품목들이 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수출 지역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수출의 회복세가 굉장히 강하다고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신 국장은 4월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지 주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관세청이 지난달에 발표한 수출입 현황(4월 1∼20일)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26억47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올랐던 것도 원유 도입단가에 반영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국장은 “통관 기준으로 상품 수입, 경상수지 수입 쪽에서는 유가 관련된 도입단가 기준으로 잡히는데 1개월 정도 시차가 작동한다”며 “4월은 3월 국제유가가 반영돼 4월 도입단가는 많이 올랐다. 4월 통관 기준으로 수입 쪽에서 에너지 물량의 수입이 늘어난 부분도 있지만 원유 도입단가가 올라간 부분도 반영돼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3·4월에 국제유가 올랐던 것이 4·5월 원유 도입단가로 상승부분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주의해서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3.16엔까지 치솟으며 엔화 가치가 1990년 6월 이후 3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3.5%로 집계됐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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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국장은 최근 ‘초엔저’ 현상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월별 평균 엔·달러 환율은 △1월 145.98엔 △2월 149.46엔 △3월 149.67엔 △4월 153.7엔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달 말에는 장중에 160엔을 넘기도 했다.
신 국장은 “최근에 관심 있는 것은 초엔저 현상이 우리 경상수지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것”이라며 “일본과 수출 경합 품목이 많지 않고, 엔저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외국인 관광객 중에 일본인이 많은데 엔저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이 덜 들어올 수 있다. 다른 분석에 따르면 달러가 강세이기 때문에 장거리 여행이 아니라 국내(한국) 여행도 들어온다고 보는 분석도 있다. 엔저가 미치는 영향도 플러스 마이너스 요인이 있어서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투데이/서지희 기자 (jhsseo@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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